“반가워, 루이바오·후이바오”… 70만명이 이름 골랐다
12일 오전 경기 용인 에버랜드 판다월드. 한국에서 태어난 첫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의 쌍둥이 동생들이 강철원(54)·송영관(44) 사육사 품에 안겨 등장했다. 이날 에버랜드는 새끼 쌍둥이 판다의 이름을 공개했다. ‘루이바오(睿寶)’와 ‘후이바오(輝寶)’로 각각 ‘슬기로운 보물’과 ‘빛나는 보물’이라는 뜻이다.
쌍둥이 판다는 모두 암컷으로, 국내 유일 자이언트 판다 부부인 러바오·아이바오 사이에서 태어났다. 출생 당시 몸무게가 각각 180g, 140g이었다. 생후 100일을 앞둔 지금은 두 마리 모두 몸무게가 30배 이상으로 늘어 5㎏이 넘는다고 한다. 태어난 직후엔 털이 거의 없었지만, 특유의 희고 검은 털이 풍성하게 자랐다.
아직 몸을 자유롭게 가누지 못하는 루이바오와 후이바오는 바구니에 담긴 채 공개됐다. 판다월드 내실에서 지내다 처음으로 야외 방사장에 나온 새끼 둘은 바구니 밖으로 고개를 내밀거나 울음 소리를 냈고, 둥그런 눈으로 주변을 돌아보기도 했다.
새끼 판다들의 이름은 8월 24일부터 10월 6일까지 40여 일간 ‘이름 공모 이벤트’를 통해 선정됐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인터넷과 판다월드 현장에서 총 70만여 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판다는 일반적으로 200g 미만 미숙 상태로 태어나 초기 생존율이 낮다. 이 때문에 생후 100일 무렵 판다의 원산지 언어인 중국어로 된 이름을 지어주는 게 국제 관례다. 지난 2020년 7월 태어난 ‘맏언니’ 푸바오도 100일 만인 11월에 이름이 정해졌다.
쌍둥이 자매의 어미 아이바오는 푸바오 양육 경험을 살려 루이바오·후이바오를 돌보고 있다고 한다. 강철원 사육사는 “아이바오가 푸바오를 육아할 때보다 더 능숙하고 편안하게 새끼들을 돌보고 있다”며 “새끼들 상태를 보고 세심하게 돌보기도 하는데, 언니인 루이바오가 동생인 후이바오보다 체중이 400g 정도 덜 나가다 보니, 첫째가 젖을 더 잘 챙겨 먹을 수 있도록 신경 쓰는 모습도 보인다”고 했다.
겉보기엔 비슷하지만 쌍둥이는 털 무늬는 물론 성격도 다르다고 한다. 강 사육사는 “첫째 루이바오는 아빠 러바오를 닮아서 등에 V자 형태 무늬가 있고, 활발하다”며 “둘째 후이바오는 엄마 아이바오처럼 U자 무늬를 가졌고 여유롭고 무던한 성격이다”라고 했다.
쌍둥이 판다들은 판다월드 내실에서 생활 중인데, 어미를 따라 걸음마를 뗄 수 있을 때 야외 방사장에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정동희 에버랜드 동물원장은 “쌍둥이들이 어미를 따라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을 내년 초 외부 환경 적응 과정 등을 거쳐 일반에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판다는 생후 40일 차쯤 눈을 뜨는데, 제대로 된 시력이 생기는 건 생후 70일 전후라고 한다. 강 사육사는 “판다가 참 매력 덩어리인데, 그중에서도 눈이 가장 매력적”이라며 “눈을 가만히 맞추고 있으면 대화가 되고 소통이 되는 느낌이다”라고 했다. 그는 “눈을 뜨고 시력을 가진 지 얼마 안 된 쌍둥이 판다들과 앞으로 다른 ‘바오 가족’들처럼 눈을 마주치고 소통할 일이 많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했다.
강 사육사는 “자식들은 뭘 해도 이뻐 보이는데, 쌍둥이도 푸바오 못지않게 둘 다 귀엽고 잘생긴 것 같다”며 “쌍둥이 판다 자매들이 새롭게 갖게 된 이름 뜻대로 슬기롭고 빛나는 보물들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엄마 아이바오가 워낙 든든하게 잘 돌보고 있으니 우리 쌍둥이 아기 판다들도 건강히 잘 자라서 사랑을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며 “할부지도 아기 바오들 편에서 노력할 테니 할부지랑 또 재밌는 나날들 보내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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