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는 잘하고 있어요, 걱정 마세요”
체이스 필드 마운드 앞으로 청소년 네 명이 올라왔다. 마이크 헤이즌(47)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부사장 겸 단장의 아들인 찰리(17), 존(16), 테디(15), 샘(13)이었다.
이들은 12일 애리조나와 LA 다저스 내셔널리그(NL) 디비전 시리즈 3차전에 앞서 시구자로 나섰다. 찰리부터 홈 플레이트에 있던 토리 러벨로 감독에게 공을 던졌고, 동생들도 차례로 애리조나 선수 3명에게 시구를 했다. 헤이즌 가족은 작년 8월 사랑하는 이를 잃었다. 단장의 아내이자 네 아들 어머니 니콜이 2년간 뇌종양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것이다. 헤이즌 단장은 2021년 휴직을 하고 아내 곁을 지켰고, 이후에도 구단 측 배려로 근무 시간을 조정하며 일과 가사를 돌봤다고 한다.
애리조나는 작년 정규 시즌 서부지구 4위에 그치며 ‘가을 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2016년부터 이 팀 단장을 맡고 있던 헤이즌은 네 아들에게 “너희 모두가 동의하지 않으면 단장직을 그만두겠다”고 했다. 애리조나는 올해 서부지구 2위, 와일드카드 3위로 포스트시즌에 턱걸이했다. 헤이즌 단장 네 아들은 이달 초 아버지에게 ‘그린 라이트’를 줬고, 헤이즌 단장은 2028년까지 구단과 연장 계약을 했다. 12일 찰리 등 4형제가 시구를 하기에 앞서 전광판엔 어머니 니콜의 모습이 뜨면서 시구 행사의 배경을 설명하는 장내 방송이 나왔다.
니콜이 병마와 싸우는 동안 애리조나를 비롯한 MLB(미 프로야구) 사무국과 여러 팀은 150만달러(약 20억원) 규모의 ‘희망을 위한 니콜 헤이즌 펀드’를 조성했다. 후원금도 모았다. 올해까지 이 펀드는 애리조나의 아이비 뇌종양 센터에 200만 달러(약 27억원)를 연구 기금으로 지원했다. 애리조나는 ‘특별한 시구’를 마치고 이어진 경기에서 다저스를 4대2로 누르고 3연승하며 5전 3선승제 시리즈를 통과했다. 2007년 이후 16년 만의 리그 챔피언십 진출이었다.
애리조나는 0-0으로 맞서던 3회 말 솔로 홈런 네 방으로 뽑은 4점을 끝까지 지켰다. 헤랄도 페르도모가 선제포를 터뜨렸고, 1사후 케텔 마르테가 우월 1점 홈런을 쳤다. 2사 후엔 크리스티안 워커와 가브리엘 모레노가 연속 타자 1점 홈런을 때렸다. 마르테와 워커는 시구 행사 때 포구자로 참여했다. 다저스는 7회 초 2점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다저스는 작년에 1번 시드로 디비전 시리즈에 직행했다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1승 3패로 져 탈락하더니, 2번 시드였던 올해도 허무하게 무너졌다.
또 다른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에선 필라델피아 필리스(4번 시드)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1번 시드)와 벌인 홈 4차전에서 10대2로 완승하며 2승 1패로 앞서 나갔다. 홈런 6방으로 8점을 뽑았다. 브라이스 하퍼가 홈런 2개(3점·1점)로 4타점을 해결했고, 닉 카스테야노스가 솔로 홈런 2개를 쳤다. 트레이 터너와 브랜든 마시도 솔로포 하나씩을 터뜨렸다. 포스트 시즌 1경기 6홈런은 역대 최다 타이기록이다. 2015년 시카고 컵스가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 3차전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상대로 6홈런을 퍼부었다.
아메리칸리그(AL)에선 휴스턴 애스트로스(2번 시드)가 미네소타 트윈스(3번 시드)와 벌인 디비전 시리즈 원정 4차전에서 3대2로 이겼다. 3승 1패로 시리즈를 끝낸 휴스턴은 7년 연속 리그 챔피언십에 올랐다. 작년 월드시리즈 챔피언인 휴스턴은 텍사스 레인저스(5번 시드)와 대결한다. 두 팀은 나란히 같은 리그의 서부지구에 속해 있다. 올해 정규 시즌에선 90승72패(승률 0.556)로 동률을 이뤘는데, 상대 전적에서 앞선 휴스턴이 지구 1위를 하며 디비전 시리즈에 직행했고, 텍사스는 와일드카드 2위로 ‘가을 야구’에 합류, 와일드카드 시리즈와 디비전 시리즈를 차례로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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