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롯데자이언츠, 이름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

2023. 10. 13.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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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연고의 프로야구 구단 롯데자이언츠가 올해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국내 프로야구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오랜 기간 '가을시즌이 없는 팀'이라는 불명예 기록도 새겼다.

당연히 한두 경기 승패를 떠나 막판 순위 경쟁에서 뒷전으로 밀리는 시즌을 반복하는 구단이라면 존재가치를 의심받아 마땅하다.

1982년 출범한 우리나라 프로야구 원년 구단인 롯데는 부산 스포츠를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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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장 6년째 ‘가을야구 없는 팀’…팬 성원 화답하려면 대수술 나서야

부산 연고의 프로야구 구단 롯데자이언츠가 올해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2017년 정규리그 3위로 준플레이오프를 경험한 이후 6년 연속 가을야구 무대를 밟지 못하게 됐다. 국내 프로야구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오랜 기간 ‘가을시즌이 없는 팀’이라는 불명예 기록도 새겼다. 스포츠 세계에서 경기에 이기기도 하고, 지기도 하는 것은 항상 있는 일이다. 하지만 팬들의 열성적인 성원과 인기가 남부럽지 않은 스포츠 구단이 초라한 성적을 되풀이한다는 것은 짚고 넘어갈 문제다. 프로야구 는 팀당 144경기를 하는 장기 레이스다. 당연히 한두 경기 승패를 떠나 막판 순위 경쟁에서 뒷전으로 밀리는 시즌을 반복하는 구단이라면 존재가치를 의심받아 마땅하다. 프로 스포츠는 성적이 곧 결과이기 때문이다.

롯데는 올 시즌 초반 11년 만에 단독 선두에 오르면서 한때 부산을 들썩이게 했다. 15년 만에 9연승을 달성하는 등 6월 중순까지도 LG, SSG와 함께 ‘3강 구도’를 형성했다. 이른바 ‘봄데(봄에만 강한 롯데)’라는 오명을 씻을 기회를 맞았다. 부산에서도 모처럼 가을야구를 하게 됐다는 기대에 부푼 팬들의 열기는 대단했다. 올해 롯데는 선수단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선전하면 정규리그 3위(최소 5위)로 가을야구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자체 분석은 시즌 초반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면서 현실화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불안한 여름시즌을 보내면서 그동안 쌓은 승수를 까먹었다. 결국 지난 10일 서울 잠실 LG전에서 0-7로 패하면서 포스트시즌 탈락이 결정됐고, 11일 올해 마지막 홈경기를 했다. 실망감이 여느 때보다 큰 시즌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롯데는 2019년 미국 메이저리그 명문구단 시카고 컵스에서 근무했던 성민규 단장을 영입하고 대대적인 구단 쇄신에 들어갔다. 몸집을 줄이고, 유망주를 모아 장기적으로 강한 팀을 만들겠다는 구상이었다. 특히 올 시즌을 앞두고 260억 원을 투입해 몸값 높은 선수를 영입하는 ‘통 큰 투자’도 마다하지 않아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시즌 초반에만 강한 팀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상승세를 이어가다 투타 불균형으로 무너지고, 급기야 래리 서튼 감독마저 자진 사퇴했다. 4년째 진행한 ‘구단 시스템 개혁 프로세스’가 아직도 빛을 보지 못하는 실정이라면 냉정한 진단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오기 마련이다.

1982년 출범한 우리나라 프로야구 원년 구단인 롯데는 부산 스포츠를 상징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구단주로 활동하면서 여느 구단 못지 않은 지원도 하고 있다. 이런 구단이 팬들의 성원을 매년 처참한 성적으로 화답한다면 근본적으로 대수술을 단행해야 한다. 구단 입맛에 맞는 사령탑만 데려오는 식의 뿌리 깊은 ‘프런트 위주 야구’를 혁파하는 것은 물론 이름만 남기고 다 바꾸겠다는 비상한 각오가 필요하겠다. 오죽하면 ‘시민구단으로 전환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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