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의 신간돋보기] 낯선 존재와 친구가 되는 과정 外
# 낯선 존재와 친구가 되는 과정
- 세 개의 빛/마리아 라모스 그림 동화/주하선 옮김/단추/2만2000원
실험적인 예술 작업으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스페인 작가 마리아 라모스의 첫 그림 동화이다. 이 작품은 2023년 볼로냐 라가치상에 출품된 59개국의 2349권의 책들 가운데 빛나는 100권을 선정한 ‘The BRAW Amazing Bookshelf’ 수상작이다. 한밤중에 하늘에서 세 개의 작은 빛이 떨어졌다. 거미 애벌레 지렁이 두더지는 빛의 정체를 알지 못 하지만 숲에서 함께 지내며 서로를 알아 간다. 세 개의 빛도 숲속 생활에 필요한 지식을 배운다. 낯선 존재를 만났을 때 두려움보다 관심으로 친구가 되는 과정을 담았다.
# 역사 공적활용 24가지 이야기
- 공공역사를 실천 중입니다/공공역사문화연구소 기획/이하나 외 23인 지음/푸른역사/2만7900원
“역사는 너무 중요해 역사가에게만 맡겨둘 수 없다.” 공공역사는 전문 역사가들이 학계 바깥에서 행하는 역사 실천뿐만 아니라 대중 현상으로 도처에 존재하는 역사의 공적 활용과 재현 및 이에 대한 비평 활동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역사학자만이 아니라 교실 밖에서 역사를 배우고 즐기며 관심을 갖는 모두의 것이란 의미다. 2021년 문을 연 공공역사문화연구소가 24인의 역사 전공자·학예연구사·문화해설사·PD 등의 탄탄한 이론과 경험을 담은 글을 모았다. 역사 전공자와 애호가 모두를 위한 입문서·교양서이다.
# 문학이 우리 곁에 존재하는 방식
- 문학의 역사/존 서덜랜드 지음/강경이 옮김/소소의책/2만4000원
1897년 브램 스토커는 소설 ‘드라큘라’를 발표했다. 이 소설이 1930년 영화 ‘노스페라투’로 각색된 뒤, 100편이 넘는 드라큘라 영화가 만들어졌다. 영화는 어마어마한 양의 문학을 집어삼키고 수백만 영화 팬을 위해 뱉어 냈는데, ‘드라큘라’가 그중 하나이다. 드라큘라는 브랜드, 뱀파이어 로맨스는 장르가 됐다. 한 편 소설이 다국적 산업이 될 수도 있음을 보여줬다.
무한한 상상력과 지성으로 인간과 세계를 해석하고 표현하는 문학은 역사 속에서 여러 형태와 방식으로 존재한다. 문학의 역사에 깃든 흥미로운 논쟁과 변화를 다룬 책.
# 인간적인 사회경제를 위한 고민
- 날카로운 곡선/임규찬 지음/함향/1만5000원
출판인 임규찬 씨가 2019년~2022년 국제신문에 쓴 칼럼을 책으로 엮었다. 함께 잘사는 삶과 인간적인 사회 경제를 꿈꾸며 고민을 풀어가던 칼럼이 한데 모여 더 깊은 사유를 끌어낸다. 저자는 삶은 고통 속 즐거움이거나, 즐거움 속의 고통이라고 말한다. 힘든 상황을 버텨 내며 늦은 퇴근길을 걷다가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장면을 상상해 보자. 아름다운 초승달이 보인다. 그 날카로운 곡선에 마음이 베인 듯 서럽기도, 외롭기도 한 저자는 다시 한번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한다. 신문 칼럼의 시의성을 떠나, 읽는 즐거움을 준다.
# 고독함 속에서 잘 살아가는 법
- 고독 마인드 입문/코스메틱 다나카 지음/황국영 옮김/호밀밭/1만5800원
“잘 풀리지 않을 때는 경쟁을 의식해 봤자 우울한 기분만 들뿐, 좋은 성과를 보여주기 어려워진다. 그러니 경쟁은 즐길 수 있을 때, 일이 잘 풀릴 때만 의식하면 된다.” 주변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일에만 집중하는 편이 더 낫다. 알고 있지만 누군가는 그 상황을 이겨내고, 견뎌낼 수 있는 마음이 약한 사람은 좌절하기도 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고독감을 가지고 살아간다. 고독한 인간이 잘 살아가는 방법은 무엇일까. 집단 속에서 고립된 심정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독자적인 삶을 구축하는 방법을 조언하는 책.
# 가족 간 이해와 소통 중요해요
- DNA-반딧불이의 노래/이하은 장편동화/전명진 그림/잇츠북/1만4800원
세대 갈등이 사회문제가 되는 요즘은 가족 간 이해와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이다. 부산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다가 은퇴한 이하은 동화작가가 가족의 소중함을 동화로 들려준다.
주인공 창해는 친구 강호와 함께 억울한 상황에 처한 할아버지의 삶을 밝혀낸다. 할아버지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우정도 확인한 창해는 마음 키가 쑥 자란다. 할아버지 아버지로 이어진 근검절약, 부지런함, 불굴의 의지를 물려받은 창해는 그런 DNA가 시대에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에게 훌륭한 DNA가 흐르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
# 스티븐 킹의 다양한 동화 오마주
- 페어리 테일 1·2 세트/스티븐 킹 지음/이은선 옮김/황금가지/세트 2만9000원
코로나 시기를 겪으며 스티븐 킹은 “쓰는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어떤 이야기를 써야 할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진 뒤, 이 소설을 내놓았다. 고등학생 찰리는 우연히 이웃 노인 보디치의 목숨을 구한다. 보디치 씨의 사망 뒤 모든 유산을 상속받는다. 보디치 씨 집 뒷마당에는 동화 속 세계와 통하는 마법의 우물이 있고, 그 세계에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신비로운 해시계가 있다. 찰리가 반려견 레이더를 살리기 위해 우물 속 세계로 뛰어들며 모험이 시작된다. 다양한 동화들을 오마주하며 스티븐 킹 특유의 재해석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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