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떨어졌나” 이젠 피부에만 붙여도 알려줍니다
지난 9월 국내 벤처기업 아이센스는 첫 국산 연속혈당측정기(CGM) ‘케어센스 에어(CareSens Air)’를 출시했다. 연속혈당측정기는 작은 바늘로 피 한 방울을 내 혈당을 측정하는 기존 기기와 달리, 손가락 두 마디 정도 크기 기기를 피부에 부착해 센서로 피하 조직의 포도당 농도를 측정해 혈당을 분석하는 의료기기다. 채혈이 필요 없고, 24시간 동안 혈당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스마트폰 앱으로 혈당 수치를 보면서 식단·생활습관을 교정할 수 있어 미국·유럽에선 크게 각광을 받고 있다. 덱스콤·애보트·메드트로닉 등 미국의 3개 회사가 이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이들과 경쟁할 수 있는 첫 국산 제품이 등장한 것이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올 하반기 아이센스와 협업해 혈당 모니터링 및 건강관리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고, 스타트업 글루코핏도 연속혈당측정기 기반 맞춤형 다이어트 식단 설루션을 내놓았다.
당뇨·수면장애·고혈압 등 생활과 밀착된 질환을 24시간 관측·분석해주는 헬스케어 기기와 설루션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소형 반도체·센서·통신 기술이 발전하고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등 다양한 기기를 통해 생체 정보를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되면서 이른바 ‘내 손 안의 주치의’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애플·삼성전자 같은 테크 기업들도 웨어러블(착용형) 디바이스를 이용한 헬스케어 신기술 개발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애플은 올 초 애플워치를 차고 있으면 실시간으로 혈당을 측정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고, 삼성도 해외 대학·기업과 함께 혈당 측정 기술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워치 차면 수면무호흡증·당뇨도 알아낸다
앞으로 삼성전자의 최신 갤럭시워치(5·6 기종)를 차고 잠이 들면 수면무호흡증을 감지해서 알려 준다. 삼성전자는 최근 관련 기술에 대한 식약처 허가를 획득했고, 내년 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갤럭시 워치에 이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적외선 센서로 혈중 산소포화도를 측정해 수면 무호흡·저호흡 상태일 때 나타나는 산소포화도 패턴과 워치 착용자의 상태를 분석·대조해 증상 여부를 알려주는 원리다. 갤럭시워치에는 피부 온도 기반으로 생리 주기·예상 배란일과 가임기를 예측하는 기능이 올해 4월 추가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초 채혈이나 바늘을 꽂지 않고도 손목 센서만으로 혈당을 측정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하고, 시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지시로 2010년대 초부터 연구해 왔던 기술이다. 무선주파수 변화를 기반으로 혈액 내 물과 포도당 비율을 측정해 혈당 수치를 추산하는 방식이다. 다만, 현재 시제품의 크기가 아이폰 수준이어서, 소형화하는 데 3~4년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애플은 지난달 공개한 애플워치9에 우울·불안 평가를 할 수 있는 정신건강 앱과 하루 중 일광 시간을 측정해 근시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앱을 탑재하는 등 건강 관련 기능을 대폭 확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현재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과 레이저 방식으로 혈당을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다음은 스마트링 대전(大戰)?
시계형 기기뿐 아니라 휴대와 착용이 간편한 스마트링도 확산되고 있다. 스마트링은 모세혈관이 모여 있는 손가락에 끼우는 반지 형태로 생체 데이터를 추적하고 수집하는 기기다.
현재 글로벌 스마트링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것은 핀란드 업체 오우라 헬스의 ‘오우라 링’이다. 300~550달러(약 40만~73만원) 안팎으로 외국에선 킴 카다시안, 영국 해리 왕자, 제니퍼 애니스턴 등 셀럽들이 이용하면서 유명해졌다. 최근에는 15분 간격으로 스트레스 수치를 측정하는 기능도 추가됐다. 국내 업체 중엔 스카이랩스가 반지 형태의 연속 혈압측정기 ‘카트BP’를 개발해 12월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특허청에 ‘갤럭시 링’ ‘갤럭시 서클’ 상표권을 잇따라 출원하면서 이르면 내년 스마트링을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디지털헬스업계 관계자는 “최근 다양한 헬스케어 기기와 설루션의 출시로 심혈관·당뇨 관리가 한층 더 쉽고 정밀해지면서, 자신의 혈당·수면·체성분을 기록하고 식단·생활습관을 바꾸는 ‘웰니스족’이 크게 늘었다”며 “디바이스를 활용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가파르게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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