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 후, 파리의 교정은 ‘시민의 공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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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마당(안뜰)이 아이들과 인근 주민들에게 행복을 주는 공간으로 바뀌었습니다."
지난달 15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켈레르초등학교에서 만난 필리프 바세로 교장은 이같이 말하며 웃었다.
1930㎡(약 580평) 규모의 이 학교 안뜰은 평일에는 학생들의 학습 공간으로 이용되다 주말이면 인근 주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파리시 관계자는 "안전요원이 학교 안뜰에 상주하는 방식으로 안전 우려를 해소하고 있다"며 "아이들 소음과 쓰레기 문제 등은 주민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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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팔트 깔려 있던 학교 마당에 식물 심어 친환경 공간으로 조성
도심 열섬 현상 줄이는 효과도
평일 방과 후-토요일에 개방… 연말까지 학교 30곳 추가 예정
지난달 15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켈레르초등학교에서 만난 필리프 바세로 교장은 이같이 말하며 웃었다. 1930㎡(약 580평) 규모의 이 학교 안뜰은 평일에는 학생들의 학습 공간으로 이용되다 주말이면 인근 주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바세로 교장의 말대로 주말인 다음 날(16일) 찾은 켈레르초교 안뜰에는 가을 정취를 만끽하며 휴식을 취하는 시민들이 가득했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부부, 자전거를 타는 청년, 모래놀이를 하는 아이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안뜰을 즐기고 있었다. 인근 주민 장 빅토르 씨(40)는 “안전하고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집 앞에 있어 아이를 데리고 자주 나온다”며 만족스러워했다.
● 학교 안뜰이 ‘주민 휴식 공간’으로
파리시는 학교 안뜰을 개조해 인근 주민에게 개방하는 ‘오아시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파리시가 오아시스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한 건 2017년 9월이다. 파리시 관계자는 “2017년 여름 노인과 어린이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600명 가까이 사망한 뒤 시민들의 휴식 공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말했다.
현재 파리시내 유치원과 초교 등 75곳이 오아시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안 이달고 파리시장은 연말까지 학교 30곳을 추가로 참여시키겠다고 밝힌 상태다.
주민 삐에르 킬니스 씨(37)는 “동네에 공원과 녹지가 부족한데 학교에서 식물들을 보며 마음의 평화를 찾는다”고 했다.
● 공동체가 설계, 시공, 유지관리 참여
이 프로젝트의 특징은 학생과 부모, 교사, 교직원 등이 설계 때부터 시공 및 유지관리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이다. 교사와 학생들은 시, 자문위원회, 건축, 도시계획 및 환경위원회(CAUE 75) 등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안뜰을 친환경 공간으로 조성하는 계획을 만든다. 안뜰의 디자인을 수립하는 과정에서도 각 학교의 특성을 반영한다. 돗자리를 깔 수 있는 피크닉 존이 조성된 학교도 있고, 식물을 기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 학교도 있다.
오아시스 프로젝트 관계자는 “집단지성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공동체의 친밀도가 높아져 새 공공 공간을 성공적으로 유지관리하는 것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파리시는 이 프로젝트로 도시 열섬 현상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1인당 평균 녹지 공간이 약 6㎡(약 1.8평)에 불과한 파리시는 이 프로젝트를 활용해 학교에 나무 등 식물을 최대한 많이 심고 있다.
파리시는 이용자 안전 확보 및 소음에 대한 주변 민원 해결이 향후 프로젝트 확대의 관건일 것으로 보고 있다. 파리에선 2015년 11월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테러로 130명이 사망하는 등 최근 10년간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테러 공격이 반복되고 있다. 파리시 관계자는 “안전요원이 학교 안뜰에 상주하는 방식으로 안전 우려를 해소하고 있다”며 “아이들 소음과 쓰레기 문제 등은 주민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이경진 기자 lk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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