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관두고 기술직”… 고학력 5060, 평생 현역 꿈꾸며 자격증 열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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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열의 성질을 이용하는 것이 공조(空調)의 기본 원리입니다."
에너지관리기능사, 공조냉동기능사 자격증을 딴 뒤 지난해 4월 쿠팡에 취업한 그는 퇴근 후엔 산업기사 자격증을 독학으로 공부하고 있다.
권 씨는 학원을 다니며 소방안전관리자 1급, 소방전기기사, 소방기계기사 등 각종 자격증을 땄다.
그는 "처음에는 자기계발이라도 하자는 생각에서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자격증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이 많았다. 앞으로도 새로운 일에 도전하며 노후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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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 취업-구직 60% 처음 넘어… 고학력 시니어들 고용 증가 주도
에너지관리-냉동 등 자격증 공부… IT회사 나와 건축사서 일하기도
‘일하는 즐거움’이 구직 이유 2위

10일 서울 용산구 한국폴리텍대 정수캠퍼스 강의실 안. 큰 스크린에 파워포인트(PPT) 자료를 띄운 교수가 공조시스템의 원리를 설명하자 머리가 희끗희끗한 28명의 학생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맨 뒷자리에서 수업을 듣던 한 학생은 PPT 화면을 보느라 벗어둔 안경을 다시 쓰고 교재에 이를 받아적었다. 강의를 듣는 학생들의 평균 연령은 55.7세로, 올 8월 그린에너지설비과에 입학했다. 학생 10명 중 8명 이상(85.2%)의 학력이 전문대 졸업 이상일 정도로 고학력자가 많다.

● ‘평생 현역’ 꿈꾸는 5060
서울대를 졸업하고 우리은행을 다녔던 허병천 씨(55)도 2년 전 희망퇴직을 신청하고는 이 대학에 다녔다. 영업점 부지점장으로 일하던 그가 30년 가까이 쌓아온 은행 경력을 일찍 접기로 한 건 60세 이후 삶에 대한 고민 때문이었다. 하루라도 빨리 기술을 배워둬야만 더 오래 일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다.
허 씨는 “보통 55세 이후에 그만두기 때문에 당시 내 퇴직은 좀 이른 편이었다. 하지만 길게 보면 60세 이후의 삶을 일찍 준비할수록 자리를 잘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에너지관리기능사, 공조냉동기능사 자격증을 딴 뒤 지난해 4월 쿠팡에 취업한 그는 퇴근 후엔 산업기사 자격증을 독학으로 공부하고 있다. 허 씨는 “상위 자격증을 따서 이 분야에서 좀 더 책임 있는 자리를 맡아 일하고 싶다”라고 했다.

● 고학력이 견인하는 고령층 고용률
퇴직 후 다시 일하는 노년을 꿈꾸며 기술을 공부하는 고령층도 늘고 있다. KT에 다니다 2014년에 명예퇴직한 권모 씨(65)는 현재 한 건축사 사무소에서 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회사를 다니면서 쌓았던 경험에다 퇴직 후 딴 자격증까지 더해 재취업에 성공했다. 권 씨는 처음에는 취미생활을 즐기는 노후를 꿈꿨다고 한다. 하지만 내리 3개월을 쉰 후 다시 일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어느 날엔가 아침에 일어나 무의식중에 면도하고 양복을 입고 있었다. ‘어디 나가냐’는 아내의 물음에 내가 갈 곳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한참을 멍하게 있었다”고 했다. 권 씨는 학원을 다니며 소방안전관리자 1급, 소방전기기사, 소방기계기사 등 각종 자격증을 땄다. 그는 “처음에는 자기계발이라도 하자는 생각에서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자격증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이 많았다. 앞으로도 새로운 일에 도전하며 노후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고령층 취업자 증가세는 전문대 졸업 이상의 고학력 시니어가 견인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65세 이상 취업자 가운데 전문대 졸업 이상의 고학력자는 지난해 122만2000명이었다. 2018년(22만6000명)보다 99만6000명 증가한 규모로, 연평균 52.5%씩 늘었다. 반면 65세 이상 저학력 취업자는 지난해 198만5000명으로, 2018년(208만5000명)보다 오히려 줄었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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