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대출 증가세 지난달 한풀 꺾여
기업 대출 증가폭 9월 기준 최대
지난달 은행의 가계 대출 증가세가 한풀 꺾였다. 은행들이 대출 취급 조건을 강화하고, 추석 연휴로 영업일이 줄어든 탓이다. 하지만 일시적인 요인이 사라지고 가을 이사철이 다가오면 10월 가계 대출이 다시 증가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2일 한국은행은 9월 말 은행 가계 대출 잔액이 1079조8000억원으로 전달보다 4조9000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증가 폭은 8월(6조9000억원)보다 줄었다. 주택 담보 대출이 한 달 전보다 6조1000억원 넘게 늘어나며 증가세를 이끌었지만, 신용 대출 등 기타 대출이 1조3000억원 가까이 감소한 결과다. 주택 담보 대출 증가 폭은 9월 기준으로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9년 6월 이후 둘째로 큰 폭이었다.
윤옥자 한국은행 시장총괄팀 차장은 “은행 영업일 감소, 금융권 대출 취급 조건 강화의 영향이 있었다”며 “50년 만기 주택 담보 대출 제한과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 중단 조치도 일부 (가계 대출 증가 폭 축소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관계 부처와 가계부채현황 점검회의를 열고 “9월 가계 대출 증가세가 일부 둔화되었으나, 추석상여금, 분기별 부실채권 상각효과 등 계절적 요인이 있었던 만큼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했다.
은행권 가계 대출은 작년 하반기부터 올 3월까지 대체로 감소세를 유지했지만, 4월 반등한 뒤 6개월 연속 불어나는 추세다. 가계 대출 규모는 당분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통상 가계 대출 증가 규모는 가을 이사철 수요 등으로 10~11월에 확대되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달 당국이 50년 만기 주택 담보 대출을 제한하고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공급을 중단한 대책의 효과가 시차를 두고 10월부터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 변수다.
한편, 기업 대출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9월 중 은행 기업 대출은 11조3000억원 증가하면서 지난해 10월(13조7000억원) 이후 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역대 9월 증가액 기준으로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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