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스코어보드-환노위] 노동 '그늘' 챙기고, 기업 '약속' 받아낸 여야

김지영 기자, 조규희 기자 2023. 10. 13.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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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2023 국정감사]환경노동위원회-고용노동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국정감사 = 이수진(민), 임이자(국), 김영진(민), 김형동(국) 노웅래(민), 박대수(국), 우원식(민), 윤건영(민), 이은주(정), 이주환(국), 이학영(민), 전용기(민), 지성호(국), 진성준(민),박정(민, 위원장), 이정식(고용노동부 장관)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윤석열 정부의 노동 정책 등을 놓고 공방을 주고받았지만, 우리 사회 노동 현장 속 '그늘'에 대한 문제의식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환노위 여당 간사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근로기준법 적용 사각지대에 있는 방송 출연 연기자 등의 처우와 인력회사의 직장내 괴롭힘 실태를 고발했다.

임 의원은 연기자들의 근로기준법 적용 배제, 불공정 계약에 따른 급여 지급 형태 문제, 불합리한 처우 등을 지적하며 "고용노동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문화관광부와 손잡고 이것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직장내 갑질, 괴롭힘으로 논란이 된 국내 최대 인력파견 업체 더케이텍 대표를 국감대에 세운 임 의원은 생일편지 강요, 문신, 다이어드 종용 등 직장내 괴롭힘과 인권 침해 사례를 나열하고 대표의 사과를 받아내기도 했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법치가 노동탄압의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며 현 정부의 노사법치주의에 대해 비판했다. 이와 함께 샤니 빵공장에서 벌어진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오너인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직접 국감에 나와야 한다며 "그룹 전체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회장들이 나와서 분명하게 입장을 표명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고용보험 예산고갈 문제 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이에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정부 정책기조는 고용보험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지속가능한 제도를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미처 못 챙기는 부분이 있을 수 있는데 적극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답했다.

산업재해로 인한 노동자들의 사망 사고와 관련,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50인 미만 사업장의 산업재해 예산을 대폭 축소했다. 왜 이렇게 하는 거냐"며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기본적인 의무라고 취임사에서 말했는데 정말 부끄럽지 않나. 후배들에게 비판받지 말고 장관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이 장관을 몰아세웠다.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질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기업인들의 '사과'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날 환노위 국감에는 이강섭 샤니 대표,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와 차승열 KCC 환경안전보건 위원장, 조민수 코스트코 코리와 대표 등이 출석했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이강섭 샤니 대표를 향해 사망사고의 책임을 끈질기게 따져 물었다. 앞선 의원들의 질의에 이 대표는 "수사 중인 상황"이라며 책임에 대한 답변을 피해왔다. 전 의원은 "누구 책임이냐에 대답을 못 하시던데 다시 한번 여쭤보겠다. 책임 통감하시냐"고 묻자 이 대표는 "통감하고 있다. 사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고에 대한 것은 기본적으로는 대표인 제게 책임이 있다"고 답했다.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은 마창진 DL이앤씨 대표와 차승열 KCC ESH 위원장을 상대로 "두 회사에서는 주어진 환경에 제대로 된 매뉴얼을 가지고 그대로 따라하기만 하더라도 사고를 줄일 수 있는데 거기에 대해 소홀히 한 점에 대해서는 그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질책했다. 이에 마 대표는 "말씀하신 취지는 충분히 공감하고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도록 약속드리겠다"고 했다. 차 위원장 역시 "이번 사고로 상처를 받으신 유가족분들과 염려 끼쳐 드린 국민들께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리겠다. 안전 투자에 대해서도 아끼지 않도록 하겠다. 죄송하다"고 했다.

이학영 민주당 의원은 조민수 코스트코 코리아 대표로부터 "회사 측이 직원들의 의견을 하나하나 듣고 그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지난 6월 코스트코 하남전에선 카트 담당 20대 청년 노동자가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의원은 또 쿠팡물류센터의 폭염 속 노동자 사망 사례를 거론하며 "고용노동부가 관리감독했음에도 허점이 있는 거 아닌가. 지속적 기획감독과 작업중지, 휴식 의무화 등 제도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김지영 기자 kjyou@mt.co.kr 조규희 기자 playingj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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