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만화계서 존재감 키우는 K-웹툰…뉴욕 코믹콘서 체감
한국기업도 공동전시관 운영…"최근 몇년새 K-웹툰 자리 넓혀가"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개막한 대형 엔터테인먼트 박람회 '뉴욕 코믹콘(ComicCon) 2023'은 'K-웹툰'이 북미 만화계에서 서서히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이날부터 15일까지 4일간 맨해튼 자비츠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뉴욕 코믹콘은 매해 수십만 명이 관람하는 대중문화 전시회다.
만화를 비롯해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콘텐츠의 신작들이 이 행사에서 첫선을 보인다.
특히 미국 동부에 자리 잡는 콘텐츠 기업이 늘면서 뉴욕 코믹콘의 영향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뉴욕 코믹콘의 위상은 행사 첫날 아침부터 전시장이 위치한 맨해튼 허드슨 야드 일대에 몰린 인파로 체감할 수 있었다.
마블 코믹스 캐릭터나 스타워즈 캐릭터,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 다양한 의상으로 코스프레를 한 관람객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에도 뉴욕 코믹콘이 열리긴 했지만, 올해는 팬데믹 종식 선언 이후 열리는 행사다 보니 주최 측은 물론 참가업체 모두 전시회 흥행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한국 기업들 부스는 콘텐츠진흥원 주도로 '코리아 코믹스 하우스'(The House of KOREA COMICS) 공동전시관이 마련됐다. 콘진원은 2021년부터 올해까지 3년째 참가 기업을 지원해오고 있다.
공동관에서는 북미 시장 웹툰 업계 선두 기업인 네이버웹툰과 협업해 영어 서비스 인기 순위 1위인 '내 남편과 결혼해줘'(Marry My Husband) 지식재산권(IP)을 전면에 내세웠다.
또 다온크리에이티브의 '녹음의 관', 울트라미디어의 '모기전쟁', 디씨씨이엔티의 '시체기사 군터', 하이브의 '다크 문: 달의 제단' 등 5개 기업의 작품 전시와 현장 체험 이벤트가 마련됐다.
한국공동관 부스에서 만난 관람객 미미(21)씨는 "뉴욕 코믹콘을 보려고 텍사스 댈러스에서 어제 왔다"며 "전시장에 일찍 들어오려고 새벽 5시부터 줄을 섰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콘텐츠에 대해 "이곳에 전시된 작품은 거의 다 읽어본 것 같다"며 "로맨스물이 많은데 그림도 훌륭하고 아이들이 읽기에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K-웹툰이 북미 시장에서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다는 사실은 한국 공동관 바깥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시장 곳곳에선 미국 현지 출판사 부스에 전시된 K-웹툰 콘텐츠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웹소설이 원작인 '상수리나무 아래'(Under the Oak Tree)를 비롯해 '겨울 지나 벚꽃'(cherry blossoms after winter), '여신강림'(True Beauty) 등 한국인에게 익숙한 웹툰 콘텐츠 전시물이 대표적이었다.
한국 작가 콘텐츠는 아니지만 네이버가 운영하는 북미 웹툰 플랫폼 '웹툰'을 통해 유명해진 '로어 올림푸스'(Lore Olympus)도 눈에 띄었다.
웹툰은 한국에서 만화 콘텐츠의 주류로 자리 잡은 지 오래지만, 미국에서는 아직 웹툰보다는 만화책 위주로 콘텐츠 소비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미국 내 웹툰(웹코믹스) 서비스 플랫폼 1위인 네이버 '웹툰'(Webtoon) 등에서 인기를 얻은 작품들이 현지 출판사와 계약해 만화책 형태로 소개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도 10∼20대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웹툰이 점점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는 점은 K-웹툰의 미래를 밝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콘진원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미국과 일본 콘텐츠가 석권한 뉴욕 코믹콘에서 한국 콘텐츠의 존재감은 거의 없었던 게 사실"이라며 "최근 몇 년 새 웹툰을 중심으로 한국 콘텐츠가 자리를 넓혀가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콘진원은 뉴욕 코믹콘 행사 이후 이달 18∼19일 로스앤젤레스에서 '2023 K-스토리&코믹스 인 아메리카' 행사를 열어 K-콘텐츠 알리기에 나설 예정이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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