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수돗물도 생수도 아닌 공깃물?

김인권 J트렌드 칼럼니스트 2023. 10. 13. 02: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인권 J트렌드 칼럼니스트2

일본 도쿄 시부야에 최근 문을 연 커피숍이 색다른 '물'을 사용한다고 해서 화제다.

시부야 도큐 문화마을 인근에 문을 연 '에어드립(AIR DRIP)커피 시부야'라는 카페인데 이곳에서는 일반적인 수돗물이나 생수를 사용하지 않고 공기로 만든 '물'로 내린 커피를 판매한다.

이 가게를 운영하는 회사는 공기로 물을 만드는 기술로 전 세계인에게 깨끗한 물을 제공한다는 미션을 갖고 2017년에 설립된 ㈜아쿠암(Aquam Co,Ltd)이다. 이 회사는 획기적인 기술로 공기 중의 수분을 채집해 물로 만들어 가정과 사무실 등 물이 필요한 곳에 공급하는 첨단기술 회사다.

말로만 들으면 봉이 김선달 같은 이야기지만 물을 생산하는 기술을 들여다보면 현실적으로 수긍이 가는 일반적인 자연현상을 십분 활용한 탁월한 발상에서 출발한다.

그 원리를 살펴보면 예를 들어 차가운 물을 글라스에 넣으면 주위에 물방울이 맺힌다는 일반적인 자연 현상을 이용한 것으로 점포 실내에 있는 냉장고 크기의 전용장치로 공기를 강제적으로 끌어들인 후 기계 안에 있는 차가운 장치에 닿게 함으로써 결로를 만든다. 그리고 그 결로를 필터로 청결작업을 한 후 미네랄을 더함으로써 맛있는 식수를 만드는 것이다. 물론 마실 수 있는 수돗물을 측정하는 51개 항목의 수질기준도 충족했다.

원래 공기 중에는 눈에는 보이지 않는 수증기로 물이 포화된 상태여서 기계로 한번 냉각을 통해 만들어진 결로형태로 물을 만들어 여과해 스페셜티 커피를 내리는 것이다.

순수한 공기로 만든 물이라 염소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수돗물 특유의 잡미가 없다는 장점도 있다.

이렇게 '공기로 만드는 물'을 제공하는 곳이 또 있는데 이곳에서는 특별하게 만들어진 '공기수'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도쿄의 도시마구에 '방재공원 이케선파크'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은 재해에 특화된 공원으로 화재확산을 막는 자작나무와 소화를 위한 우물, 비상용 화장실 등이 설치돼 임시 피난장소 역할을 한다. 이곳에 재해가 일어났을 때도 식수를 확보할 수 있도록 공기로 물을 만드는 기계인 공수기(空水機)가 설치돼 있다.

재해가 났을 때 전기와 수도가 끊기고 물자를 보내기 위한 도로가 끊기고 나면 완전히 고립될 텐데 과거 재해의 경험을 보면 수도관보다 전기복구가 가장 빨리 된다. 전기가 있고 이 공수기만 있으면 비축한 생수가 떨어진 후에도 물을 계속 생산해 마실 수 있는 것이다.

전기복구가 안 되더라도 발전기만 있으면 전기는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피난민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식수는 이 공수기가 있으면 확보할 수 있어 이 방재공원에 무료로 설치한 것이다.

이론상으로는 기온 10℃, 습도 30%의 공기와 전원만 있으면 어디서나 물을 만들 수 있어 낙도나 산간지역 등 재해시 수도관을 정비할 수 없는 장소에도 설치가 진행된다.

이 공수기를 개발한 ㈜미즈하는 최근 세계 여러 나라로부터 러브콜을 받는데 특히 국토가 대부분 사막인 이집트 정부가 주요 사막지역 5곳에 이 장비설치를 의뢰했다. 실제로 처음에는 사막에서도 물이 채집될까우려했지만 실증실험의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물부족 국가인 이집트는 수도 카이로가 나일강을 중심으로 발달했는데 인구가 이곳으로 너무 몰리는 바람에 나일강의 오염이 상당히 심각해져 수도를 내륙으로 이전해 스마트시티를 건설하는 큰 계획을 진행 중이다.

이에 사막에서도 물을 만들 수 있는지 이집트 정부로부터 타진이 왔고 실증실험을 실시해 정식으로 이집트 정부와 계약하고 이 기계를 생산해나갈 계획이다.

전 세계에서 식수가 부족해서 고통받는 곳이 많은데 재해 때뿐만 아니라 개도국의 물부족 문제해결에도 한몫을 할 것이라고 이 회사는 기대한다.

전통적 재난국가를 꼽을 때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각종 재해가 많은 곳이 일본이다. 그런데 이 재난을 극복하는데 멈추지 않고 글로벌 진출산업의 하나로 일으키는 것도 둘째가라면 서러운 나라가 일본이다.

김인권 J트렌드 칼럼니스트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