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골목길·가파른 계단 가르며 연탄 가득 온기 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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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최저기온이 9도까지 떨어지면서 연탄 한 장에 의지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3.6㎏짜리 연탄이 이들이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이다.
교씨에게 연탄 한 장은 무엇보다 소중하다.
정해창 목사는 "겨울에 연탄 한 장에 의지해서 살고 있는 이들에게 연탄은 생명과도 같기 때문에 연탄세대가 남아있는 한 멈추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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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째 지속,이달에만 30곳 전달
정 목사 “겨울 연탄 생명과 같아”
아침 최저기온이 9도까지 떨어지면서 연탄 한 장에 의지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3.6㎏짜리 연탄이 이들이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이다.
12일 오전. 춘천연탄은행 정해창 대표가 효자동으로 향했다. 혼자 살고있는 교모(83)씨에 집에 들리기 위해서다. 1.5t 트럭을 가득 실은 트럭이 골목에 들어섰고, 정 목사 일행은 연탄을 짊어지고 좁은 골목길로 걸어들어갔다. 골목으로 들어갈수록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은 길이 이어졌다. 교씨에게 연탄 한 장은 무엇보다 소중하다. 연탄보일러가 없어 지난 3년 간 양철로 된 빈 통에 불을 붙힌 연탄을 넣고 방 안에서 사용해왔다. 불이라도 나면 마을을 집어삼킬 수 있다는 점도 알았지만 그에게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교씨는 “전에는 기름보일러를 사용했는데 다 망가져버려서 전기장판이랑, 연탄 피워서 이렇게 살고 있다”며 “연탄 뿐만 아니라 반찬도 챙겨주셔서 그저 감사할 뿐”이라고 했다.
연탄을 실은 차량은 소양동으로 향했다. 이 곳 역시 계단과 높은 지대에 위치해 연탄을 나르기 쉽지 않았다. 16.52㎡(5평) 이곳에 살고 있는 박모(여·82)씨는 연탄을 짊어진 정해창 목사 일행을 보자 환대했다.
두 곳에 연탄배달을 하고 나니 배달하는 이들도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주말에는 자원봉사자들이 방문하지만 평일에는 정 목사 중심으로 배달을 해야한다.
정해창 목사는 “춘천연탄은행을 운영한 지 19년째”라며 “무릎이나 허리가 아픈데 직업병이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다”고 했다.
세번째 배달지는 서면 신매리다. 난소암으로 투병 중인 심모(79·여)씨는 “요새 너무 추워서 연탄이 없으면 얼어죽을 것 같다”며 “수술을 받고 나오니 내 몸이 내 몸 같지 않다”고 했다.
춘천연탄은행은 이번 10월달에만 벌써 30곳에 연탄 배달을 완료했다.
정해창 목사는 “겨울에 연탄 한 장에 의지해서 살고 있는 이들에게 연탄은 생명과도 같기 때문에 연탄세대가 남아있는 한 멈추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재혁 jhpp@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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