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셉션’이 실제로? 잠 자는 중 대화 가능성 발견
수면 중에도 외부에서 들어오는 언어 자극에 반응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화 ‘인셉션’의 등장인물들이 꿈과 현신을 넘나들며 상호작용하는 것 처럼 수면 중 일어나는 인지 변화에 대해 환자와 의료진이 소통을 통해 연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파리 뇌과학연구소 연구진은 49명의 실험 참가자를 대상으로 수면 중 언어 자극에 대한 반응을 실험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신경과학(Nature Neuroscience)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수면 중 대화 가능성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수면 장애 환자 22명과 기면증 환자 27명을 모집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잠에 빠져드는 기면증 환자의 경우 꿈 속에서도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자각몽(lucid dream·루시드 드림)’을 경험하는 사례가 많다. 이들은 심한 경우 수면 중 꿈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조종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연구진은 앞선 연구에서 렘 수면 단계에서 잠든 사람과 타인간 상호 소통이 가능할 수 있다는 단서를 발견해 이번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모두 낮잠을 자는 상태에서 진짜 낱말과 꾸며낸 낱말을 무작위적으로 번갈아가며 듣고 반응하는 실험에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진짜 낱말일 경우 미소를 띄고, 가짜 낱말일 경우 인상을 쓰는 식으로 특정 반응을 약속하고 잠 든 후 실험에 참가했다. 연구진은 또 이 과정에서 뇌와 심장의 활동 정도, 근육 긴장 정도, 안구 움직임 등을 파악하는 수면다원검사를 함께 받았다. 실험 후 참가자들은 자는 동안 자각몽을 꿨는지, 누군가와 대화한 기억이 있는지 묻는 설문에도 답했다.
실험 결과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잠든 상태에서도 언어적 자극에 정확하게 반응했다. 특히 자각몽을 꿨다고 답한 경우 응답의 정확도가 높아 이 때 인지가 활발하다는 점이 관찰됐다. 연구 진행자인 델핀 오디에트 박사는 “수면중 대화 가능성은 수면 중 인지 상태를 구체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면서 “수면의 주기와 질, 정도에 따라 어떤 차이가 있는지 등 다양한 방면에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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