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이준석 제명이 혁신"…李 "이젠 지성을 의심"(종합)

CBS노컷뉴스 김광일 기자 2023. 10. 12.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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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왼쪽), 이준석 전 대표. 연합뉴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12일 차기 총선 승리를 위한 당의 혁신 과제로 이준석 전 대표를 제명하는 방안을 꼽았다. 속칭 '내부총질' 행위에 철퇴를 내려야 전열이 정비된다는 논리다. 이준석 전 대표는 "자빠졌죠"라는 말로 논란이 됐던 안철수 의원 발언을 거듭 비꼬았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를 내년 총선에 승리하기 위한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자며 2가지 혁신과제를 제시했다. 안 의원은 당에서 이 선거 선대위 상임고문을 맡았었다.

안 의원이 거론한 첫 번째 과제는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 그는 "당이 옳은 방향으로 가게 하기 위해 쓴소리를 하는 정치인과 본인의 정치적 입지만을 위해 당을 비판하는 정치인은 구분해야 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러면서 이준석 전 대표가 선거 패배 책임을 안 의원 자신에게 돌리며 '욕설 논란'을 끄집어낸 사실을 거론했다. 안 의원은 "그는 모 라디오방송에 출현해서, 강서구 유세에서 안철수 의원이 'XX하고 자빠졌죠'라며 민주당 후보를 막말로 비판해 선거를 망쳤다며 패배의 책임이 윤석열 대통령과 김기현 대표 다음으로 크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9일 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지원 유세 중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안철수 의원실 제공


실제 이 전 대표는 지난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도중 선거 책임론에 관한 질문에 "유튜브 보시는 분들이 있다면 1번 윤석열 대통령, 2번 김기현 대표, 3번 유세차 올라가서 막말한 안철수 대표"라며 별안간 시청자의 댓글을 유도했다. 이어 '안철수 의원이 막말했느냐'라는 진행자 질문에 "(안 의원이) 갑자기 유세차에서 진교훈 후보를 디스한다고 '지X하고 자빠졌죠'라고 했다"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진실은 제가 유세 도중 민주당 지지자로 보이는 시민 한 분께서 저를 향해 '지X하고 자빠졌네, 개X끼'라며 욕설을 퍼부었고, 저는 과열된 현장에서 우리 당에 비판적인 시민이 던진 욕설로 생각해서 'XX하고 자빠졌지요? 하하하'라고 유머로 승화시킨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가짜뉴스 1보를 생산한 것은 이준석이었다. 이준석의 발언 이후 뒤이어 짜고 친 듯 민주당 대변인이 막말로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고 두 개의 언론이 보도했다"며 "그러나 의원실에서 즉시 해당 동영상 전체를 언론에 공개하고 대부분의 언론이 공정하게 진실을 보도해 오해를 벗을 수 있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20~30대 청년을 대변해 새정치를 하겠다던 이준석이 가짜 편집본으로 지원유세에 나선 저를 공격하는 위선적인 모습을 보니 과거 성 접대 사건이 우연한 실수는 아니었던 것 같다"며 "내부총질로 연명하며 청년들에게 아무런 귀감이 되지 않는 이준석은 이제 제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고 있는 이 전 대표를 당 윤리위원회에 추가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안 의원은 외연 확장을 2번째 혁신 과제로 들었다. 그는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정치인들과 20, 30대 청년정치인들, 그리고 명망 있는 신진 정치인들을 등용시키고, 나아가 비명계 등까지도 포용하는 확장정치로 당의 외연을 확장시켜야 한다"고 했다.

다만 하태경 의원의 총선 서울행 깃발을 든 뒤 제기된 '중진 험지 출마론'에 관해서는 "수도권 험지에 그분들이 나오면 과연 경쟁력이 있는 것인지 살펴보는 것이 순서다. 그동안 다져 온 안정적 지지기반도 흔들리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페이스북 캡처


그러자 이준석 전 대표는 안 의원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 담벼락에 공유하며 "말도 안 되는 내용을 길게 쓰고 자빠졌죠"라고 덧붙였다. 안 의원이 유세 중 썼다 논란이 된 '지X하고 자빠졌죠'라는 표현을 인용해 조롱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이 전 대표는 KBS '더라이브'에 출연해 "우리가 보통 안철수 의원에 대해 얘기할 때 정치적 역량이 부족하다고 의심하지 지성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번엔 지성을 의심해야 한다"면서 안 의원이 자신의 발언을 오인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는 진행자 질문을 청취자들에게 돌렸던 것"이라며 안 의원을 앙케트 조사의 보기로 꼽았을 뿐 순위를 매기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거 결과가 안 좋으니까 '어떡하지' 하다가 '이준석이 날 언급했어? 그럼 얘를 걸고넘어져야지' 해서 갑자기 윤리위 같은 소리를 한 것 아니냐"면서 "가짜뉴스로 저를 비방한 것이니 제가 윤리위를 걸 수도 있지만 저는 관대하니까 용서해 드리겠다"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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