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겨울 김장철 다가오는데…" 불안감 커지는 주부들
우유값 인상에 설탕 가격 우상향…식당 맥주 값도 오를 듯
황금 연휴가 끝나자 먹거리 물가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이달 우유와 맥주 등의 가격이 인상된데다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와 소금 가격도 예년보다 비싼 실정이어서 서민의 시름이 깊어질 전망이다.
배추 한 포기 6000원 훌쩍…몸값 뛴 소금이 변수
겨울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와 소금, 고춧가루 등 김치 주재료 가격이 평년보다 높은 수준을 형성하면서 주부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특히 소금값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뛴데다 배추는 지난해와 같이 '금(金) 배추' 수준은 아니지만 한 포기에 6000원이 훌쩍 넘어가고 있다.
1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날 기준 배추(상품) 1포기 평균 소매가격은 6739원으로 한 달 전(5503원)보다 22.5% 뛰었다. 1년 전(6769원)보다는 소폭 낮지만 평년(6086원)보다는 10.7% 높은 수준이다.
주 재료인 소금과 고춧가루도 1년 전보다 훌쩍 비싼 몸값을 자랑한다. 특히 굵은소금(상품) 5kg 소매가는 1만270원으로 1년 전(1만1185원)보다 19.7% 올랐다. 이는 평년(8251원)보다 62.3%나 비싼 수준이다. 국산 고춧가루(상품) 1kg 평균 가격 역시 3만5986원으로 1년 전(3만1384원)과 평년(3만1790원)보다 각각 14.7%, 13.2% 비싸다.
업계에서는 올해 김장 물가의 변수가 소금값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소금 가격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른 수요 급증으로 가격이 오른 상황에서 장마 이후 태풍 및 폭우 등으로 생산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금의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9월보다 17.3% 뛰어 지난해 8월(20.9%)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금뿐 아니라 소금이 들어가는 먹거리 전반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추의 경우 올해 가을배추 작황이 양호한 만큼 김장철 배추 가격이 현재보다는 한풀 꺾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에도 9월 배추 한 포기 소매가가 1만원을 넘어서며 '금배추'로 불렸으나 이후 재배면적이 늘어 김장철인 11월에는 가격이 뚜렷하게 하락한 바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가을배추의 양호한 작황을 바탕으로 출하량이 증가해 이달 배추 가격은 지난해 10월(상품 도매 가격 기준 10kg당 1만1146원)보다 하락한 10kg당 1만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11월에는 출하량이 평년보다 다소 감소해 지난해(5561원) 수준보다 오를 것"이라고 관측했다.
우유·설탕 가격 우상향…맥주 값 인상도 부담
가공식품 업계에서도 가격 인상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달부터 우유와 유제품 가격이 일제히 인상되면서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이 현실화 수순을 밟고 있고, 설탕 등 원재료 가격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여기에 유가 상승 등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제품 가격 인상 압력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설탕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41.58로 1년 전보다 16.9% 상승했다. 지난해 9월 상승폭이 20%대(20.7%)에 달한 데 이어 1년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설탕은 과자와 빵, 아이스크림 등 가공식품의 주재료다. 이달 초 원유(原乳) 가격 인상에 따른 유제품 가격 인상과 함께 가공식품 물가를 끌어올리는 슈거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 밖에 포장재 가격과 인건비 및 물류비 상승 등 부담이 가중되면서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업은 끝내 가격 인상에 나섰다.
오비맥주는 지난 11일부터 카스를 비롯한 주요 제품 출고가를 평균 6.9% 인상했다. 카스 500mL 캔 제품 가격은 유지하되 이를 제외한 캔 제품과 식당에서 판매하는 업소용 500mL 병 제품에 대해 1년7개월 만에 인상을 단행했다. 출고가 인상으로 대형마트, 편의점 등 소비자가격과 외식업계 병맥주 가격도 오르는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식당들이 맥주와 소주의 출고가가 오를 때 다른 비용을 함께 반영해 1000원 단위로 판매 가격을 인상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일부 식당에서 소주와 맥주 한 병당 가격이 최고 6000원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조만간 소비자가 '소맥'(소주+맥주)를 만들기 위해 1만2000원 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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