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일부 기업 “이스라엘 규탄한 하버드대 학생 안 뽑아”
취업 저지 블랙리스트 작성
참여 학생단체 5곳 성명 철회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을 전적으로 이스라엘 책임이라고 비판하는 성명을 낸 미국 하버드대 학생들이 역풍을 맞고 있다. 비판이 커지면서 몇몇 학생 단체들은 지지를 철회했고, 일부 기업들은 ‘반이스라엘’ 성명에 서명한 학생들을 자사에 취업하지 못하게끔 ‘블랙리스트’에 올리겠다고 했다.
하버드대 고액 후원자이자 헤지펀드 투자자인 빌 애크먼은 1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많은 최고경영자가 혹시라도 이스라엘 비난 성명에 참여한 하버드 졸업생을 채용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학생 모임 명단을 구하고 있다”고 적었다. 애크먼의 글에 다른 자산 투자기관, 유통 및 외식업체 최고경영자들도 “그들을 채용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명단을 얻고 싶다”고 밝혔다.
앞서 하버드 팔레스타인 연대 그룹(HPSG)은 지난 7일 “오늘의 사건은 진공 상태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지난 20년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들을 “야외 감옥”에 살게 만드는 등 폭력을 가했다면서 이스라엘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하마스의 민간인 살상을 정당화하는 논리라는 비판이 불거졌다.
성명에 참여한 하버드대 학생 단체 일부는 서명을 철회하기도 했다. 이민자 인권단체 액트온어드림은 “성명 공유 과정에서 의사소통이 잘못 이뤄졌고, 회원들은 단체가 성명에 참여한 사실도 알지 못했다. 폭력으로 피해를 입은 모든 피해자에 대한 공감과 연대를 표현하고 싶다”고 밝혔다. 서명한 34개 단체 중 하버드 국제앰네스티, 네팔 학생회, 이슬람 모임 등 최소 5개가 성명 지지를 철회했다.
클로딘 게이 하버드대 총장도 처음에 발표한 성명서가 하마스의 책임을 명확히 하지 않았다는 비판에 휩싸이면서 일부 표현을 수정했다. 게이 총장은 “하마스가 저지른 테러 만행을 규탄하는 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끔찍하다” 등의 표현을 추가했다.
하버드대 학생들의 입장을 가장 먼저 비판했던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학생들에 대한 ‘신상털기’로 번진 것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하버드대 총장을 지낸 서머스 전 장관은 “많은 단체들이 성명서가 나가기 전에 보지 못했고 승인한 경우에도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며 “지금은 개인들을 비방하는 것이 건설적인 때가 아니다.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된 데 사과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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