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과제 사업 따냈는데…부품 계약 줄줄이 무산
[KBS 부산] [앵커]
'부산형 일자리' 심층 보도, 이어갑니다.
주력업체로 선정된 전기차 부품업체 K사는 매출이 없는 신생기업이었지만 정부 국정과제 사업을 따냈는데요,
하지만 지난 3년간 전기차 부품 계약이 줄줄이 취소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노준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내연기관차 부품을 만드는 한 기업입니다.
지난 2019년 1월, 세계적인 완성차업체 BMW 등과 전기차 핵심 부품인 DU 400만 대 공급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리고 그해 9월, 전기차 부품업체 K사 즉, 자회사를 설립했습니다.
당시 이 K사는 공장도 없고, 영업 실적·매출도 없던 상황.
하지만 정부는 5개월 뒤인 지난 2020년 2월, K사와 협약을 맺고 '부산형 일자리' 사업을 맡겼습니다.
[신창호/부산시 디지털경제혁신실장 : "우리 시가 원하는 업종이라든지 또는 업체라든지 이런 걸 유치할 때는 우리가 먼저 계획을 다 짜서 중앙 정부를 설득…."]
하지만 협약 한 달 뒤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합니다.
2020년 3월, BMW가 전기차 핵심 부품(DU) 공급계약을 파기한 겁니다.
대신 BMW 특허 기술(라이센스)을 10년간 무상 사용하기로 합의했는데 이 역시 무산됐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미국 전기차업체 부품 35만 대와 중국 전기차업체 부품 86만 대 등 계약도 줄줄이 불발됐습니다.
[송우현/부산시의원/건설교통위 : "(초기 수주 물량 400만 대를 명시했는데) 그 부분에 대해 위반 소지가 있는 거고, 그렇게 되면 상생협약서 자체가 무효가 되는 겁니다. 그걸 몰랐다면 부산시가 그 사업 대상 기업에 대한 검증이 부실했다는…."]
공장 준공 이후 K사의 처음이자, 마지막 매출은 국내 완성차업체에 공급한 구동 모터(Stator) 부품 5만여 개가 전부입니다.
[박광재/전기차 부품업체 K사 기획조정실장 : "세계 모든 국가가 자국 보호무역주의라고 하죠. 그걸 하다 보니까 저희가 초반에 예상했던 것보다 좀 더디게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상황인 것 같죠."]
결국, 전기차 핵심 부품(DU)은 아직 만들지도 못하고 연구 실험만 2년째인데 수출 전망까지 어두워지고 있습니다.
[이항구/자동차융합기술원장 : "(자동차 산업의) 변동성이 굉장히 크고, 불확실성도 크고, 그 다음 복잡성도 더해지고, 산업 경계나 이런 모호성이 더 증폭됐다는…. 수출 환경이 굉장히 솔직히 얘기해서 악화 되고 있어요."]
K사의 핵심 부품 수주 부진 속에, 연간 3조 원 규모의 지역내총생산(GRDP)을 창출하겠다던 부산형 일자리 사업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노준철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그래픽:박서아
노준철 기자 ( argo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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