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잘 하는 약’ 준다는 강남 병원 가보니…ADHD 치료제 과다처방
[앵커]
얼마전 서울 대치동 학원가에서 학생들이 집중력을 높여 준다는 말에 속아 마약이 든 음료를 마신 사건 기억하실 겁니다.
실제 서울 강남 일대에서는 집중력을 높여 주는 약, 공부 잘하는 약이라는 이름으로 병원에서 마약류 의약품이 손쉽게 처방되고 있습니다.
실태를 이유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메가 ADHD', '집중력 향상'이란 문구가 적힌 음료.
실제로는 필로폰을 탄 '마약 음료'였는데, 학생 10여 명이 속아 마셨습니다.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ADHD 치료제가 '공부 알약', '집중력 약'으로 불리며 유행한다는 점을 노린 범죄였습니다.
[이현준/수험생 : "공부 잘 된다, 집중 잘 된다고 해서, (주변에) 2~3명 정도 먹는 것 같아요."]
[고등학교 3학년 학생 : "구해서 먹어볼까 하는 친구가 있어서 먹지 말라고 말렸던 기억이 있어요."]
하지만 ADHD 치료제는 엄연히 마약류인 향정신성 의약품입니다.
환각이나 망상같은 심각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집중력 향상 목적의 처방은 제한됩니다.
실상은 어떨까.
'공부 잘하는 약' 처방으로 소문난 강남의 한 병원에 가봤습니다.
[○○의원 의사/음성변조 : "(제가 늦게 수능을 준비하다 보니까, 공부 잘하는 약을 처방받을 수 있나 해서 왔는데요.) 집중이 잘 안 돼요?"]
약 5분 간 짧은 상담이 끝나자, 바로 집중력 향상 약이라는 안내문과 함께 6일치 약을 처방해줍니다.
[○○의원 의사/음성변조 : "그 나이에 수능보는데…. 여섯 알씩 드릴테니까요. 30mg 먹다가 효과 별로 없는 것 같으면 40mg 먹고…."]
지난해 이 병원에서 처방한 ADHD 치료제는 약 78만 정, 하루 평균 2천 정 꼴입니다.
결국 지난 7월 식약처 경고를 받았지만, 아직도 쉽게 약을 처방받을 수 있었습니다.
[신현영/국회 보건복지위원/더불어민주당 : "과도하게, 불필요하게 처방하는 시스템에 대한 정부의 모니터링 강화가 필요하고, 면허 취소 강화도 고려를 해야…."]
최근 두달 새 ADHD 치료제 처방 남용으로 식약처 경고를 받은 의사는 6천 2백 명.
식약처는 경고를 받고도 오남용 처방을 계속하는 경우엔 수사 의뢰 등을 고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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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민 기자 (reas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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