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승에 ‘정국 주도권’ 쥔 野…총선 전 ‘혁신 경쟁’ 관건[이런정치]

2023. 10. 12.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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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영장기각에, 강서구청장 당선으로 총선 청신호
“그립감 강화된 이재명, 총선까지 지휘봉 잡는다”
與 혁신위 출범에 경계 태세…“민심 무섭게 여겨야”
진교훈 민주당 후보와 함께 선거유세에 나섰던 이재명 대표 [연합]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서 진행된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기사회생하고, 총선 전초전 성격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진교훈 민주당 후보가 압승을 거두면서 민주당이 정국을 주도할 동력을 확보했다. 다만 내년 총선을 6개월 정도 앞둔 상황에서 민주당이 지금의 승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여당과의 ‘혁신 경쟁’ 에서도 표심을 움직일 만한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의 2연승이 오히려 ‘승자의 독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린 해석이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 주 중 이 대표의 당무 복귀 가능성이 점쳐진다. 구속영장 기각으로 그간 자신의 정치행보에 제동을 걸어온 사법리스크를 덜어낸 이 대표가 단식 이후 정국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집중된다.

당장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정권 견제와 민생문제 해결에 당력을 모으는 구심점 역할을 하는 동시에 고질적인 당내 계파 갈등에 종지부를 찍는 방안을 실천에 옮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본격적인 총선 체제를 구축하는데 공을 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이 이 대표의 정치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는 이 대표의 정치적 입지가 이전과 비교해 한층 강화된 정국이기 때문이다. 우선 이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은 그간 검찰 수사에 수세적인 상황을 180도 전환 시켰다. 민주당을 향한 여당의 주된 공세 포인트였던 ‘방탄 프레임’도 예전만큼의 화력을 내기 어려운 환경이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이날 헤럴드경제에 “총선까지 대표 교체를 주장할 명분이 사라졌다”라며 “영장 기각으로 이 대표는 사법 리스크에서 당분간 벗어났고, 원내지도부도 친명으로 교체돼 당권도 강해졌다”고 했다.

이어 “당에 대한 그립감이 강화됐기 때문에 (이 대표) 본인이 총선까지 지휘봉을 잡게 될 것”이라며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하게 되면 대선까지 이 대표의 입지는 더욱 탄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온 비명계의 입지도 흔들리며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내 통합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한 민주당 중진의원은 본지에 “가치와 혁신에 변화를 주어야 국민이 마음을 줄 것”이라며 “정당은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하기 때문에 완전한 친명 체제는 위험하다. 비명도 함께 존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서구청장 보선 승리는 현 정권과의 대립 구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결정적 계기다. 정권 심판론과 정권 견제론이 맞붙는 구도였던 보선에서 17%포인트 이상의 큰 차이로 승리하며 총선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에서 정권 심판론에 손을 잡은 민심을 확인한 셈이다. 이 대표를 선봉장으로 한 대여 투쟁에 명분과 동력이 더욱 강화됐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중진 의원은 이번 보선 승리에 대해 “일방적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정부여당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고 했고, 한 초선 의원은 “민생은 돌보지 않고 너무 이념적으로, 또 정치적으로 정적 제거에만 열을 올리는 국정기조를 바꿔달라는 요구가 바탕에 깔려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위례신도시 특혜 의혹 사건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자만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당 내부에서 보선 패배로 인한 후폭풍을 막기 위해 지도부 교체 등 적극적인 ‘쇄신’에 나서야 한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상황에서, 승리에 취해선 안 된다는 우려다. 실제 이날 오후 국민의힘은 선거 참패에 대한 대책으로 혁신위원회를 꾸리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초선 의원은 “보선 승리가 총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우리가 이번 민심을 잘 받들어서 겸손하게 잘 했을 때 국민과 당원이 지지를 주는 것이지 그렇지 않으면 지지를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1년 조금 넘는 기간 만에 여론이 뒤집혀 강서구에서 승리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민심을 무섭게 여기고 총선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y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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