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세딸 시신 발견되자 “차라리 다행” 눈시울 붉힌 이스라엘父

8세 딸의 시신을 찾았다는 소식에 오히려 안도한 토마스 핸드. /CNN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 키부츠 ‘비에리’ 주민인 한 남성은 8살 딸의 시신을 발견했다는 사실에 오히려 안도하고 말았다. 인질이 되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말하는 이 아버지가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은 모든 이들을 슬픔에 잠기게 하기에 충분했다.

12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7시 하마스 대원들이 비에리에 들이닥쳐 최소 100명을 학살한 후 극적으로 생존한 주민 토마스 핸드는 딸 에밀리의 생사 여부를 모른 채 꼬박 이틀을 기다려야 했다.

당일 약 12시간 동안 총격을 피해 갇혀 있던 토마스는 이웃집에서 잠을 잔 에밀리의 행방이나 생사를 전혀 알지 못했다. 평소에 에밀리는 이웃집에서 잔 적이 거의 없었지만 불행하게도 그날 밤에는 친구집에서 하룻밤을 묵었다고 한다.

토마스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기다림 끝에 딸의 죽음을 확인한 비극적인 순간을 전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딸이 인질로 납치되지 않고 죽었다는 사실에 오히려 안도감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누군가 ‘에밀리를 찾았다. 그녀는 죽었다’라고 말했고 저는 그저 미소를 지었다”며 “에밀리의 죽음은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여러 가능성 중 가장 좋은 소식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에밀리는 죽었거나 가자지구에 있었을 것이다.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있는 사람들에게 어떤 짓을 하는지 안다면 그것은 죽음보다 더 나쁜 일일 것”이라며 “물과 음식 없이 어두운 방에 갇혀 매순간 고통받는 일보다는 죽음은 차라리 축복”이라고 했다.

하마스에게 인질로 잡힌 미국인 여성 애비 온의 가족. /애비온 제공

하마스에게 가족을 인질로 잡힌 한 미국인 여성은 “납치가 죽음보다 더 가혹한 일”이라고 폭스뉴스에서 밝혔다. 이스라엘에서 8년간 살았던 애비 온은 7일 하마스가 ‘니르 오즈’를 침공한 날 그곳에 살고 있는 가족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그는 가족 중 한 명이 하마스에게 끌려가는 영상을 보고서야 그들이 인질로 잡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온은 “죽음과 납치 중 납치가 더 나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모든 것이 걱정되지만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해 너무 깊이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하마스는 지난 7일 로켓포 등을 동원해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면서 이스라엘 남부 지역에도 침투해 주민들을 살해하고 군인과 민간인을 포함해 150명가량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끌고 간 것으로 추산된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억류한 인질 중 97명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민간인을 사전 경고 없이 공격할 때마다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 1명씩 살해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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