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지도부, 사퇴엔 선 그어…당내선 “용산까지 인적 쇄신”
김기현 “더 분골쇄신할 것”…총선 승리 특단 대책 강구 밝혀
천하람 “강서가 험지? 정부·여당이 수도권을 험지로 만들어”
일각 “홍범도·군 수사 외압 의혹 등 도덕적 마지노선 무너져”
국민의힘 지도부는 12일 완패로 끝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대해 “민심을 겸허히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쇄신책에 대한 숙고에 들어갔다. 당 지도부의 책임에 대한 공개 언급은 없었다. 당 지도부 사퇴에는 선을 긋고 대통령실과의 소통, 당내 의견 수렴을 통해 여론을 반전시킬 대안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결과를 존중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여 성찰하면서 더욱 분골쇄신하겠다”며 “당으로서는 험지로서 넉넉한 여건이 아니었음에도 강서구민들의 민심을 받들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선거운동에 임해주신 당원 동지 여러분께 당 대표로서 감사 인사와 함께 송구한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패인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총선 승리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며 “특히 상대적으로 우리 당이 약세인 지역과 수도권 등에서 국민들의 마음을 더 많이 얻을 수 있도록 맞춤형 대안을 마련하겠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더 낮은 자세로 민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민심을 겸허히 수용한다”며 “비록 선거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그 결과를 견강부회하지 않고 민심의 회초리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패배를 딛고 전진할 수 있는 기반”이라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번 선거는 전국 기초단체 중 한 곳에 불과하지만 국민 전체 민심이라 여기고 그 뜻을 깊이 헤아리겠다”고 했다.
비공개 회의에서는 수도권 출마를 준비 중인 인사를 중심으로 당 지도부의 책임을 언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공식 메시지로 채택되진 않았다.
비주류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패배” “내년 총선은 망한 것”이란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당 지도부 사퇴뿐 아니라 대통령실 인적 쇄신까지 필요하다는 요구도 나왔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거쳐 대선과 지방선거를 걸쳐 쌓아 올린 자산이 오늘로써 완벽하게 리셋(reset)됐다”고 썼다. 그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는 17.87%포인트라는 21대 총선 강서구 합산 득표율 격차에서 거의 변하지 않았다”면서 “그 중간에 이기는 길을 경험해 봤음에도 그저 사리사욕에 눈이 먼 자들이 그걸 부정해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광양·곡성·구례갑 당협위원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선거 결과에 대해 “강서구가 원래 국민의힘 험지가 아니고 정부·여당이 서울·수도권 선거를 험지로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천 위원장은 “당내 친윤 인사도 지도부가 빨리 물러나지 않으면 불똥이 용산(대통령실)으로 튀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한다”며 “대통령실 비서실장 교체설까지 여의도에서는 구체적으로 돌고 있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통화에서 “대통령 심판이다. 대통령이 안 바뀌면 선거고 뭐고 다 꽝”이라며 “김 대표가 대표직을 유지하려면 다 내려놔야 한다. 서울에서 출마해서 정치 승부를 걸어 보든지, 혁신위원회를 꾸려서 다른 사람을 통해 당을 바꾸든지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국민이 국민의힘을 찍는 걸 쪽팔려하는 형국이 돼 버렸다”고 했다. 강서구가 험지여서 어려운 선거였다는 지도부 입장에 대해 “서울에서 강남·서초를 뺀 나머지 지역이 다 험지인데, 그러면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에서 다 졌다는 걸 스스로 인정하는 거다”라고 했다. 그는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과 채(모) 상병 사망 사건 외압 의혹 등으로 인해 우리의 도덕적 마지노선까지 무너져버렸다”고 말했다.
문광호·이두리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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