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하마스 모두 죽은 목숨”…가자지구는 생사 벼랑 끝
이, 정치권 단결…포위·공세 계속
생필품 끊긴 가자, 생존 한계 도달
미, 민간인 이집트 대피 방안 검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이 12일로 6일차에 접어들며 분열돼 있던 이스라엘 정치권은 하마스 척결을 위해 뭉쳤다. 전기·연료 등 필수품 공급이 끊긴 가자지구는 인도주의적 한계에 도달했다.
11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제2야당 국가통합당 베니 간츠 대표는 이날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비상 통합 정부와 전시 내각을 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전까지 이스라엘 정치권은 네타냐후 정권의 사법개편안 추진을 둘러싸고 분열에 처했으나 하마스와의 전쟁으로 50년 만의 최대 안보 위기가 닥치자 손을 맞잡은 것이다.
이스라엘 정치권이 단결하면서 전쟁 대응에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14명으로 구성된 전시 내각에는 간츠 대표와 가디 아이젠코트 의원 등 야당 인사 4명이 포함됐다. 이 둘은 가자 및 레바논 전쟁을 겪었던 전직 육군 참모총장으로, 정부에 군사적 식견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고 뉴욕타임스는 평가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하마스 구성원은 모두 죽은 목숨이다. 모두 부수고 파괴하겠다”고 밝혔다.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은 “우리의 파트너십은 정치적인 것이 아니라 공동의 운명”이라며 “현재 우리는 모두 이스라엘의 군인”이라고 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포위와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면서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붕괴 시점은 점점 다가오고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로의 전기와 가스, 물 공급을 끊었으며, 가자지구 내 유일한 발전소의 연료가 이미 고갈된 상황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인질들을 풀어주기 전에는 공급을 재개하지 않겠다고 12일 밝혔다. 최소한의 병원 운영조차 불가능한 단계로 진입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물을 구할 수 없는 이들이 60만명이며, 일부 병원이 우물에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가자지구 병원들이 영안실로 변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이날까지 가자지구에서 난민이 33만8934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하루 전에 비해 약 30% 증가한 것이다. 지난 7일 하마스의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으로 양측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최소 2650명으로 늘었다.
미국은 미국인과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인접한 이집트로 대피시키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집트는 가자지구 주민들이 이집트로 넘어오는 데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군 대변인 리처드 헥트 중령은 12일 취재진에게 “어떠한 지상 공격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이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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