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좋다’ 일본인 늘었는데 ‘일본 좋다’ 한국인 줄어든 이유

최진주 2023. 10. 12.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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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잇따라 정상회담을 갖는 등 한일 관계 개선이 빠르게 진전된 가운데, 한국에 대해 호감을 느끼는 일본인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인과 일본인 모두 양국 관계 개선을 실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한국 정부의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일본인은 34.8%에 달했지만 한국인은 21.7%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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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관계 ‘좋아졌다’ 체감 불구
강제동원 해법 등에 한국인 불만
손열 동아시아연구원 원장과 구도 야스시 겐론NPO 대표가 12일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두 연구소가 공동 실시한 '제11회 한일 국민 상호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올 들어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잇따라 정상회담을 갖는 등 한일 관계 개선이 빠르게 진전된 가운데, 한국에 대해 호감을 느끼는 일본인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본에 호감을 보이는 한국인은 오히려 줄었다. 일제강점기 강제동원(징용) 해법 등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양국 정부의 태도에 대한 불만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일본의 민간 연구소인 동아시아연구원(EAI)과 겐론NPO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11회 한일 국민 상호인식조사’ 보고서를 12일 서울과 도쿄에서 동시에 발표했다. 두 연구소는 2013년부터 매년 양국 국민을 대상으로 상대국에 대한 인식 조사를 공동으로 실시해 왔다. 올해는 지난 8~9월 사이 한국인 1,000명, 일본인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한일 관계 좋아졌다" 한일 모두 체감

이번 조사에서 한국인과 일본인 모두 양국 관계 개선을 실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한일 관계가 나쁘다’고 답한 한국인은 42%로 지난해(64.6%)에 비해 크게 줄었다. 반면 ‘좋다’는 응답은 지난해 4.9%에서 올해 12.7%로 늘었다. 일본인도 한일 관계가 ‘좋다’는 응답이 지난해 13.7%에서 올해 29%로 크게 증가했다. ‘나쁘다’는 응답은 39.8%에서 21.2%로 줄어들었다. 한국과 일본 모두 2013년 조사가 시작된 후 양국 관계가 ‘좋다’는 응답은 최고치, ‘나쁘다’는 응답은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관계 개선이 양국에 대한 호감도 증가로 바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한국에 대한 인상이 ‘좋다’거나 ‘대체로 좋다’고 긍정적으로 대답한 일본인은 37.4%로, 지난해(30.4%)보다 7.0%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일본에 대한 인상이 ‘좋다’거나 ‘대체로 좋다’고 답한 한국인은 28.9%로, 지난해(30.6%)보다 소폭 하락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컵의 절반 일본이 안 채워"

동아시아연구원은 양국 국민의 호감도 추이가 반대로 나타난 데 대해 “양국 정부의 관계 개선에 대한 태도”를 요인으로 지목했다. 손열 원장은 “한국 정부가 강제동원 문제 해법을 내놓으면서 ‘컵의 절반은 일본이 채울 것’이란 의견을 비쳤지만 실제는 그렇지 못했다는 인식을 한국인이 갖고 있으며, 그런 인식이 이번 조사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한국 정부의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일본인은 34.8%에 달했지만 한국인은 21.7%에 그쳤다. 일본 정부의 태도에 대한 질문에도 일본인은 긍정적인 답변이 34.5%였지만 한국인은 15.0%에 불과했다.

일본 측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명 ‘처리수’) 방류 개시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한국인 응답자의 68.7%가 방류에 반대했으나 일본인은 7%만이 이런 견해를 보였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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