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루마니아 원전 설비사업 노린다...수주시 1조 ‘단비’

월성 1호기 운영경험 고평가
해외원전 계속운전사업 도전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자력발전소 전경 <사진 제공=한국수력원자력>

한국수력원자력이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의 계속운전을 위한 설비개선사업 수주를 위해 캐나다와 이탈리아 원전기업과 손을 잡았다. 해당 원전은 캐나다가 개발한 노형이지만 한수원의 국내 원전 운영 경험이 높은 평가를 받아 컨소시엄에 참여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12일(현지시간) 한수원은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 잇는 루마니아 원자력공사(SNN)에서 캐나다 캔두 에너지(Candu Energy), 이탈리아 안살도 뉴클리어(Ansaldo Nucleare) 등과 함께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1호기 설비개선사업 공동 수행을 위한 컨소시엄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캔두와 안살도는 체르나보다 1호기의 원 공급사다. 3사는 컨소시엄 구성을 계기로 내년 상반기 내 계약 체결을 목표로 사업 제안서 준비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1호기 설비개선사업은 원전 계속운전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해당 원전은 월성 2·3·4호기와 동일한 CANDU-6(700㎿) 노형으로 1996년 상업운전을 시작해 2026년 말 1차 운영허가 기간이 만료된다. 루마니아 정부는 추가 30년 운전을 위해 2027년부터 압력관과 터빈·발전기 구성품 교체 등 대규모 설비개선에 착수할 예정이다. 컨소시엄에서 캔두와 안살도는 각각 원자로 계통과 터빈발전기 계통의 설계와 기자재 구매를 담당한다. 한수원은 전체 시공뿐 아니라 방사성폐기물 보관시설, 정비·제염시설 등 20개 가량의 인프라 건설을 담당할 예정이다.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자력발전소 전경 <사진 제공=한국수력원자력>

총 사업비는 인프라 건설까지 포함해 2조5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현재 컨소시엄 참여사별로 각자 역무에 대한 사업비를 산정 중이지만 한수원의 사업 참여 비율은 대략 40% 전후로 추정된다. 이 과정에서 한전KPS와 두산에너빌리티, 현대건설, 삼성물산은 물론 국내 원전분야 중소·중견기업들의 참여가 예상되는 만큼 계약 체결에 성공할 경우 국내 원전 생태계에 1조원가량의 ‘단비’가 내릴 전망이다.

한수원은 SNN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며 신뢰를 구축한 결과 이번 컨소시엄에 참여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한수원은 지난 6월 2600억원 규모의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삼중수소제거설비 건설사업을 수주했다. 지난 2021년에는 체르나보다 원전 대형 기자재 공급 사업도 수주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발주사와 캔두, 안살도 등이 월성 1호기 설비개선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경험과 사업관리 능력 등 한수원의 역량을 높이 평가해 이번 컨소시엄에 함께 할 수 있었다”며 “이번 협약으로 대규모 설비개선 시장에서도 주요 공급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