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이상한 영상 그만 봐요”…노년층, 10대보다 가짜뉴스 7배 더 퍼트려
◆ 통제불능 딥페이크 ◆
이처럼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딥페이크가 실존하는 인물로 가짜 뉴스를 진짜처럼 속일 수 있게 되면서 가짜 뉴스가 민주주의의 중대한 위협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 등 주요 선거를 앞둔 세계 각국은 비상이 걸렸다. 최근 미·중간 무역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사태까지 겹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 적국이 딥페이크를 활용해 악의적 가짜뉴스로 선거판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마저 확산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고브(YouGov Plc)가 올해 8월 프랑스, 독일, 영국 등 3개국 만18세 이상 성인 5231명을 상대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국과 독일 응답자 70% 이상은 AI와 딥페이크 기술이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 있다고 염려했다.
또 프랑스는 57%가 이 같은 견해에 동의했다. 정치적 성향과는 관계 없는 비슷한 결과다. 특히 가짜뉴스의 주된 통로로 활용되는 소셜미디어가 민주주의를 해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상당했다. 영국 응답자 54%, 프랑스 44%, 독일 33% 순이었다. 반면 민주주의 발전에 긍정적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10%대에 불과했다.
실제로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된 가짜 뉴스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에 상당한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나왔다.
앤드류 게스 미국 프린스턴대 정치학·공공문제 교수가 2019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드’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16년 미국 대선 직전 6주간 미국인 4명 중 1명이 가짜 뉴스가 게재된 웹사이트를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스 교수는 “당시 여러 소셜미디어 가운데 페이스북이 가짜 뉴스 확산의 핵심 경로였으며, 가짜 뉴스는 대체로 친 트럼프 성향이었다”고 분석했다.
또 연구결과에 따르면 보수주의자들이 진보·온건주의자들보다 가짜 뉴스 기사를 공유할 가능성이 더 높았고, 정치 성향과 관계 없이 65세 이상의 사용자가 가짜 뉴스 기사를 10대보다 7배 가까이 많이 공유했다. 반면 가짜 뉴스에 대한 팩트 체크 정보는 이런 이용자들에게 대부분 도달하지 못했다.
당시 경쟁 후보자였던 힐러리 클린턴을 폄훼하는 가짜 뉴스의 진원지 역할을 한 여러 웹사이트 중 최소 140개는 마케도니아의 인구 4만명 수준의 작은 마을인 벨레스에서 만들어졌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상대 진영이 의도적으로 사이트를 우회해 가짜 뉴스를 생산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대목이다.
가짜 뉴스와의 전쟁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멕시코에서는 집권당인 모레나당이 야당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의혹을 받고 있다.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상에서 최근 몇 달 전부터 “야당의 저치털 갈베즈 후보자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정부가 많은 사회적 지원 프로그램을 중단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담은 게시물이 모레나당과 관련이 깊은 계정에서 집중적으로 생산된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이와 관련해 갈베즈 후보자는 “여당과 대통령이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경고한다.
개빈 와일드 미국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시니어펠로우는 “적어도 몇몇 미국 정보 당국자들의 진술로 미루어 볼 때, 러시아는 배우나 배우가 아닌 사람들까지 이용해 딥페이크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딥페이크 기술에 대한 접근성과 개방성이 높아질수록 선거를 중심으로 가짜 뉴스 콘텐츠가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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