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AT ‘농식품 창업 콘테스트’ 결선 성료···대상 ‘미스터아빠’
[IT동아 한만혁 기자] 한국농업기술진흥원(KOAT)이 12일 ‘2023 농식품 창업 콘테스트’의 마지막 프로그램인 결선 행사를 개최했다.
농식품 창업 콘테스트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고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 주관하는 국내 농식품 분야 최대 규모 콘테스트로, 농식품 분야의 유망 기술창업 아이템 및 창업자를 발굴하고 우수 아이템 포상을 통해 농식품 창업 생태계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은 농식품 창업 콘테스트를 통해 농식품 분야의 다양성과 높은 수준을 보여줌으로써 농식품 스타트업의 위상을 높이고 농식품 창업 촉진 및 성공사례를 만들어 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로 9회를 맞이하는 2023 농식품 창업 콘테스트는 지난 5월 30일부터 한 달간 예비창업자 및 7년 이내 초기 창업자를 대상으로 모집을 시작했으며, 총 568팀이 지원해 56.8:1의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후 7월 서류와 발표 등 예선, 본선을 거쳐 결선 진출 10팀을 선정했다. 심사는 업계 전문가와 투자자로 구성된 전문 심사위원이 맡았다.
결선 진출 10팀은 푸드테크, 대체육, 유통, 스마트팜, 반려동물 등 다양한 농식품 분야에서 혁신적인 제품 및 서비스를 선보인 스타트업이다. 이들은 최종 결선에 앞서 벤처캐피탈과 액셀러레이터의 1:1 멘토링 프로그램, 전시 및 판로 지원, IR 역량강화 컨설팅 등의 교육을 받았다. 결선 행사 이후에는 액셀러레이팅 및 투자연계 지원, 대기업 협업 지원, 네트워킹 기회 제공 등의 후속 지원을 받게 된다.
결선 무대에 오른 10팀은 자사 사업과 함께 그간의 사업 성과 및 미래 계획 등을 소개했다. 최종 평가는 업계 전문가와 투자자로 구성된 평가위원 15인과 국민평가단 100인이 진행했다. 평가위원은 현장에서, 국민평가단은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이날 결선 행사에서 대상(대통령상)은 미스터아빠 팀(사명: 미스터아빠)이 받았다. 미스터아빠는 농산물을 산지에서 판매자에게 직접 배송하는 통합관리 솔루션을 제공한다. 소규모 농가의 경우 적절한 판로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다. 중간 단계를 거치니, 신선도는 떨어지고 가격은 올라간다. 동네슈퍼 등 판매자도 제품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다. 미스터아빠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소규모 농가와 동네슈퍼를 연결하는 솔루션을 구축했다.
미스터아빠는 생산지 인근에 소분 센터를 배치하고 농산물이 최대한 빠르게 판매되도록 동네 슈퍼에 전달한다. 이를 통해 배송비, 창고비, 폐기율을 줄이고 공급가도 합리적으로 맞췄다. 오프라인 데이터 기반의 수요 예측 또한 미스터아빠의 장점이다. 정확도 높은 수요 예측을 통해 농산물의 품질을 확보한다.
서준렬 미스터아빠 대표는 “소규모 농가의 판로개척, 소상공인의 농산물 통한 자생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솔루션”이라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열심히 이끌어 가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농산물에 대해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많지만 기후변화, 고령화 등 사회적 문제에 맞설 방법 중 하나가 먹거리에 관심을 갖는 것”이라며 “정말 힘든 분야지만 많은 스타트업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최우수상(국무총리상)에는 반려동물신원확인 팀(사명: 펫나우)이 선정됐다. 펫나우는 AI 기반 반려동물 생체인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펫테크 스타트업이다. 불편하고 번거로운 마이크로칩 대신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고 안전하게 반려동물의 신원을 확인하는 서비스다.
펫나우가 보유한 핵심 기술은 반려동물의 비문과 얼굴을 촬영하는 기술이다. 반려동물의 경우 계속 움직이기 때문에 선명한 사진을 촬영하기 어렵다. 인식 정확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펫나우는 촬영과 인식 모두 AI 기술을 적용해 선명하고 정확한 사진을 담아낸다. 정확도는 99.2%에 달한다. 셔터를 누를 필요 없이 알아서 촬영하는 기능과 전면 카메라로 촬영하는 기능 또한 펫나우의 차별점이다.
임준호 펫나우 대표는 “현재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고 사용성을 개선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라며 “반려동물 신원확인 데이터는 펫보험사, 펫 위탁 및 케어 업체 등 다양한 서비스에 접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수상(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은 PSY 팀(사명: 로보스)과 도시곳간 팀(사명: 도시곳간)이 받았다.
로보스는 도축 자동화 로봇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축산업은 사육, 유통, 도축으로 구성되는데, 도축의 경우 운영난, 인력난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일부 도축장은 인력난 해소를 위해 유럽산 로봇을 도입하고 있지만 가격, 유지보수, 품질, 편의성 문제를 호소한다. 로보스는 인력난, 외산 로봇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 비전, 딥러닝 등의 기술을 적용한 도축 자동화 로봇을 만들고 있다.
현재 목 절개, 복부절개, 이분도체, 내장적출, 세척, 가공 등 공정별 로봇을 만들고 있으며 제주양돈에서 PoC를 진행하기도 했다. 박재현 로보스 대표는 “도축 공정 전반의 자동화 설계와 제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라며 “2026년에는 전체 공정을 자동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도시곳간은 지방의 농부와 도시 소비자가 만나는 프리미엄 반찬편집숍 ‘도시곳간’을 운영하고 있다. 도시곳간은 당일 생산,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하며 전문 셰프가 개발한 250여 개의 반찬과 150명의 소규모 농부의 식자재를 제공한다.
도시곳간의 강점은 지역화다. 지역별로 특화된 반찬을 제공한다. 월 15만 명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원가, 신혼부부, 유아 가정 등 지역 주민 성향을 파악해 관련 메뉴를 선보인다. 50개 매장의 데이터 분석해 각 매장에서 팔아야 할 반찬을 월별로 기획해서 개발한다.
민요한 도시곳간 대표는 “공급 관리, 수요 예측 정확도가 높아 재고율이 0%를 기록하고 있다”라며 “반찬으로 델리 브랜드를 만들어 해외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선(한국농업기술진흥원 원장상)은 와이즈미트(사명: 휴닉), 와우파머스(사명: 아그모), 팀그로우(사명: 인트플로우), 봇박스(사명: 아트와), 스트래카(사명: 센티넬이노베이션), 카멜로테크(사명: 카멜로테크) 6팀이 수상했다.
휴닉은 지속 가능한 식물성 닭고기 대체육을 생산하고 있다. 기존의 대체육은 식감, 합성 첨가물, 냄새 등으로 거부감이 있었다. 기술력의 한계 탓이다. 휴닉은 대안으로 닭고기 대체육 기술을 연구했고, 팽이버섯을 이용한 HMAT 기술을 개발했다. 합성 첨가물을 넣지 않고도 식감은 유지하고 냄새는 없앴다. 영양소 역시 풍부하다. 단백질 함량이 닭고기(20g)보다 30% 이상 높은 27.25g이다. 반면 지방과 콜레스테롤은 낮췄다. 덕분에 건강 식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박진하 휴닉 대표는 “고온 조리와 상온 유통, 맞춤 개발이 가능한 제품”이라며 “대기업과의 PoC를 진행했고 해외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HMAT 기술은 특허 등록을 완료한 상태다.
아그모는 자율주행 기술을 통한 디지털 농업 솔루션을 만들고 있다. 기존의 디지털 농업은 온도, 토양, 습도 등 환경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농작업을 제안하는 탓에 초기 도입 비용 부담이 크고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아그모는 노동력과 생산성 해결에 초점을 맞췄다. 우선 농작업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농기계에 키트만 부착하면 자율주행 농기계로 변신하는 아그모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트랙터, 이앙기, 콤바인 등 다양한 농기계가 자율주행하면서 농작업을 돕는다. 충돌 방지 기능도 지원하며 외부에서 농작업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직사각형 토지뿐 아니라 다각형 농지에서도 자율주행이 가능하다는 것 또한 장점이다. 박승진 아그모 대표는 “현재 경기, 충청, 전라도 등 8개 지역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실제로 인력 및 시간은 줄고 연비와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을 실증했다”고 설명했다.
인트플로우는 축산 분야의 스마트팜을 구축하는 스타트업이다. 카메라를 통해 돼지의 이상 여부, 폐사 감지, 성장 예측, 머릿수와 체중 측정 등을 측정하는 엣지팜을 개발했다. 동시에 50마리까지 측정할 수 있으며 체중 측정 정확성은 98.2%에 달한다. 현재 50개 이상 농장에서 사용 중이며 일본, 베트남, 스페인, 폴란드 등에도 진출했다.
전광명 인트플로우 대표는 “엣지팜은 전문가가 계속 관찰하는 것 같은 효과가 있다”라며 “폐사율을 줄이고 사료비 낭비를 방지하며 등급 효율을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트와는 농작업자의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작업 동선을 줄이는 자율주행 협동 로봇 ‘봇박스’를 만들고 있다. 수확하는 작물을 담거나 농작물이 담긴 상자를 옮기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위치와 주행거리를 인식해 농작업자를 따라다니거나 특정 위치로 알아서 운행한다. 노지나 험로도 문제없다. 모든 파트가 모듈로 되어 있어 커스터마이징이 수월하다. 상자를 옮기는 것뿐 아니라 약재를 뿌리는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다. 잔고장이 덜하고 배터리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것 또한 장점이다.
강동우 아트와 대표는 “실제 테스트 결과 작업 효율이 30% 증가했고 인건비도 줄일 수 있었다”라며 “국내 농가뿐 아니라 오키나와 밀감농장, 유럽 포도농장 등과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센티넬이노베이션은 가축분뇨를 신소재 바이오차(Bio-Char)로 만드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가축분뇨는 토양의 산성화, 경작 효율성 감소, 수질 오염, 악취 등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며 사회적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센티넬이노베이션은 폐수정화, 건조, 탄화, 악취저감 기술을 통해 가축분뇨를 바이오차로 바꾼다.
바이오차는 가축분뇨 등을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고온으로 열분해해 탄화시킨 물질이다. 탄소 포집, 활용, 저장이 가능한 물질로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종훈 센티넬이노베이션 대표는 "환경오염을 해결할 수 있고 농가의 부가가치 창출에 기여하는 솔루션"이라며 "모든 솔루션을 모듈화, 사전 제작해 농가 부담을 최소화하고, 간편한 유지 보수를 지원한다"고 전했다.
카멜로테크는 한방 제약 자동화 시스템 HAPS를 개발했다. HAPS는 진료 결과를 전송하면 최대 2박스의 한약을 자동으로 만든다. 소요 시간은 5분. 기존 대비 40배 빠른 속도다. 덕분에 처방받은 당일에 한약을 받을 수 있다.
이를 위해 117종의 한약재를 규격화해 알약 형태로 제작했다. 정제 한약재는 온도와 습도에 민감하기 때문에 한약재 카트리지에 보관하는데, 전자 차트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조제, 제조 명령을 내릴 수 있고 정량의 한약을 만들 수 있다.
정원철 카멜로테크 대표는 “수동 제약의 불편함, 소량 제작의 어려움, 불량 한약재 유통 등 기존 한약 제조의 문제를 개선하는 시스템”이라며 “현재 7곳의 대학병원과 실증을 진행했으며 CES 2024에서 처음 발표하고 2024년 3월부터 사전 예약한 곳부터 순차적으로 보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롯데중앙연구소 특별상에는 도시곳간과 와이즈미트팀, 농협중앙회 특별상에는 봇박스와 PSY 팀이 각각 선정됐다. 이들은 롯데중앙연구소와 농협중앙회의 후속지원 기회도 받을 수 있다.
결선 행사에서는 10팀의 제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홍보 전시 부스도 열렸다. 농식품 창업 콘테스트에 오프라인 행사가 열린 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이다. 또한 럭키드로우 등의 이벤트도 함께 진행했다.
안호근 한국농업기술진흥원장은 “농식품 창업 콘테스트는 생산, 소비, 펫테크, 스마트팜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창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한 행사”라고 소개하며 “농식품 창업 생태계 활성화, 농식품 스타트업의 성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현장에서 보니 열정과 자신감이 느껴진다”라며 “같이 꿈을 꾸겠다”고 덧붙였다.
글 /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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