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후폭풍] 선거 참패에도 위기감 안보이는 與

한기호 2023. 10. 12.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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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의 강서구청장 선거 참패는 예고된 재앙이었다.

더 심각한 것은 이 같은 민심의 강력한 경고에도 국민의힘에서 심각한 위기감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국민의힘은 이와 함께 총선기획단을 출범시켜 총선 체제로 조속히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은 13일 최고위원회의를 거쳐 오는 15일 의원총회를 열고 수습책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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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지는 사람 아무도 없어
특단 대책에도 패배 시각차
당정 쇄신 없으면 총선 필패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청년 화이트해커와의 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다.<대통령실 제공·연합뉴스>

국민의힘의 강서구청장 선거 참패는 예고된 재앙이었다. 후보 공천부터 잘못됐다. 선거 전략은 더 엉망이었다. 질 선거에 엄청난 의미를 부여해 후폭풍을 자초했다. 한마디로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이 같은 민심의 강력한 경고에도 국민의힘에서 심각한 위기감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당장 "민심을 겸허히 받든다"면서도 책임 지는 사람이 없다. '특단의 대책'을 언급했지만 혁신기구 구성 등을 통해 책임론을 피해가겠다는 계산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과 정부의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당정의 환골탈태 없이는 내년 총선 참패도 불을 보듯 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12일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당의 쇄신 방향을 놓고 이견이 노출됐다. 수도권 출마를 준비하는 일부 최고위원이 "당 지도부나 고위급이 고강도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하자, 비수도권 출신 일부 인사들이 "왜 우리만 저자세로 가느냐"며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최고위원은 사무총장, 부총장, 대변인, 여의도 연구원장, 지명직 최고위원 등 임명직 당직자 총사퇴 주장도 김기현 대표에게 건의했다고 한다. 그러나 김 대표는 특정 인사를 물러나게 하는 형태의 인적 혁신에는 일단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지도부 기류로는 비상대책위원회로의 전환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관측된다.

당 혁신 기구를 구성하고 총선기획단을 조기 가동키로 의견을 모은 것은 이의 연장선상이다. 이들 기구를 앞세워 책임론을 돌파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이날 소속 의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민심의 질책을 소중히 받들어 혁신을 위한 기구를 조속히 발족하고 당의 전략과 정책 방향도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다 많은 국민의 마음을 얻도록 더욱 분골쇄신의 자세로 임하겠다"며 "우리 모두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자"고 당부했다.

혁신위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당 내부 체질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 수도권 및 중도층을 겨냥한 총선 전략을 발굴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위원장은 김기현 대표가 직접 맡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와 함께 총선기획단을 출범시켜 총선 체제로 조속히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은 13일 최고위원회의를 거쳐 오는 15일 의원총회를 열고 수습책을 논의한다. 비주류를 중심으로 지도부 책임론과 함께 비대위 구성 등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는 등 내홍이 격화할 수 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날 디지털타임스와 통화에서 "김 대표가 책임질 문제는 아닌 것 같고 이번 보선은 사실 구조적으로 어려운 판이었다. 대충 10%포인트 정도 질 것이라고 봤는데 그것보다 더 졌다"며 "'오만한 권력'에 대해 국민은 지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여당 지도부가 바꿀 수 있는 정국이 아니다"라며 "용산이 지금 모든 면에서 검찰과 너무 붙어있는 것을 떠나야 한다. 인사는 '정말로 그 자리에 갈 만한 사람이 간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용산이 바뀌어야하는데 여의도 바꾸기를 얘기해봐야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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