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소상공인 ‘코로나 보릿고개’ 못 넘고...빚더미 '허우적'

지우현 기자 2023. 10. 12.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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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보증사고 작년比 ‘3배’↑… 연말 1천400억 육박할 듯
인천신보 “경기침체 탓 여전히 많은 소상공인 어려움 호소”
인천지역의 한 개인 사업자가 시중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고 있다. 경기일보DB

 

“몇년째 대리운전 등 투잡까지 하는데, 이젠 감당하기 너무 힘듭니다.”

인천 부평구 부평동에서 작은 인쇄소를 운영하는 이선민씨(43). 빠듯하게 생계를 꾸려왔지만 지난 2020년 코로나19로 각종 행사가 사라지면서 폐업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은행에서 수천만원을 대출받았지만 턱없이 부족했고, 결국 인천신용보증재단의 문을 두드려 5천만원을 추가로 대출받았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재단의 담보 대출까지 상환을 시작하면서 원래 있던 대출까지 포함해 이씨가 매월 내야 할 대출 원금과 이자는 300만원이 넘는다. 여기에 최근 경기침체로 인한 경영 악화로 상환금도 2개월째 연체 중이다. 이씨는 “밤에 대리운전까지 하고 있지만, 수년째 생활비는 커녕 대출만 갚는 게 반복”이라며 “더이상 버티기 어려워 개인회생절차를 밟아야 하나 싶다”고 말했다.

남동구 관교동에서 음식점을 하는 양수영씨(28)도 상황은 마찬가지. 인천신보를 통해 시중은행에서 2천만원을 빌린 양씨는 대출 원금과 이자를 합쳐 매월 60만원을 갚아야 하는 상황에 대한 부담이 크다.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겨우 버텼는데, 좀처럼 경기가 좋아지지 않기 때문이다. 양씨는 “임대료와 인건비, 식재료 등을 빼면 순수입이 50만원에 불과하다”며 “이젠 폐업을 진지하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인천지역 소상공인들이 코로나19로 경영상 큰 어려움을 겪다 인천신보의 특례보증이란 동아줄을 붙잡았지만, 결국 보릿고개를 넘지 못하고 재기에 실패하며 빚더미에 내몰리고 있다.

12일 인천신보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여려움을 겪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특례보증 등의 보증사고, 즉 대출을 제대로 갚지 못해 연체하는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19 관련 특례보증이 없던 지난 2020년의 보증사고는 2천387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4천건, 올해 지난달 말 기준 7천219건으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 추세면 연말에 1만건에 이르러 3년 만에 4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보증사고 금액도 2020년 336억8천만원에서 지난해 639억3천만원, 올해 지난달 말 기준 1천45억6천100만원에 이른다. 연말엔 1천40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에 소상공인의 경영난을 해소하려 특례보증 심사기준을 대폭 완화해 보증서를 발급해 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대출을 상환해야 하는 시점이 왔는데도, 글로벌 경기침체로 여전히 많은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이어지며 보증사고 및 대위변제가 늘어난 것으로 인천신보는 분석하고 있다.

인천신보 관계자는 “당시 소상공인들이 코로나19라는 보릿고개를 잘 견디도록 특례보증을 확대했는데, 경기가 좋지 않아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고의적 보증사고 유발자에겐 채권 추심을 강화하고 대위변제를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우현 기자 whji78@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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