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우리말 쓰기] 모르고 계속 쓰게 되는 '겹치는 말'

이세영 2023. 10. 12. 19:5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편집자 주 = 우리 말과 글은 우리의 문화와 삶이 녹아 있어 아끼고 가꿔야 하는 대상입니다. 국어문화는 곧 국력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연합뉴스는 (사)국어문화원 연합회와 함께 생활 속 '쉬운 우리말 쓰기'를 알리는 기획 영상 연작을 준비했습니다. 기획 영상은 쉬운 우리말 쓰기에 대한 언어 사용 문화를 확산하고자 제작했으며 총 20회에 걸쳐 송고될 예정입니다.]

(서울=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 "아직 미정입니다", "미리 예고해주세요", "여러분들".

모두 겹치는 말이다. 겹치는 말은 첩어, 군더더기 말이라고도 한다. 대부분 자주 사용하고 있어 틀린 줄 모르고 쓰게 된다.

KBS 아나운서를 역임하고 현재 방통위 방송언어특위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강성곤 위원은 "'예고'의 '예(豫)' 자가 '미리'라는 뜻이므로 '미리 예고해주세요'는 겹쳐 쓰는 말이다"라며 "'미정'의 '미'자 역시 아닐 '미(未)'자로서 아직 정하지 못했다는 의미이므로 '아직 미정입니다' 또한 겹쳐서 쓴 틀린 표현이다"고 말했다.

강 위원은 올바른 표현으로 '예고해주세요', '미리 알려주세요', '아직 정하지 않았어요', '미정입니다'를 제시했다.

강 위원은 이어 '여러분들'에 대해서도 "영어는 뒤에 복수형 표현이 붙는데 이것이 우리말에도 들어와 약간의 복수적 의미만 있어도 '~들'을 붙인다"며 "우리말은 숫자에 엄격하지 않고 '여러분'은 이미 '여러'에 복수의 의미가 있고 하나의 단어다"고 강조했다.

강 위원에 따르면 색깔을 나타내는 말도 겹쳐 쓰는 표현이 많이 유의해야 한다. '검정색'이라는 말 역시 겹치는 말이다. '검정'이라는 말 자체에 색깔의 개념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검정색'은 '검정'으로만 써야 하며 '색'이라는 단어를 넣으려면 '검은색'으로 쓰면 된다. 마찬가지로 다른 색깔도 '빨강색'이 아닌 '빨강'과 '빨간색'으로 써야 한다.

강 위원은 또 '머리가 하얗게 세다', '푸른 창공', '오래된 숙원', '버스를 탄 승객' 등의 사례를 언급했다. 모두 겹치는 표현을 쓴 잘못된 말이다. '머리가 세다', '창공', '숙원', '버스 승객'이 맞는 표현이다.

다만 '처갓집', '외갓집', '가정집', '박수를 치다' 등의 표현은 오랫동안 사용해 굳어진 말이라 겹치는 말로 보지 않는다.

강 위원은 말을 겹쳐 쓰게 되는 이유에 대해 "자기 뜻을 강조하고자 할 때나 과장하고 싶을 때 쓰는 경향이 있다"며 "군더더기를 빼면 말이나 문장이 산뜻해지기 때문에 이에 재미를 느끼며 적극 시도할 필요가 있다"며 의견을 전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기획 : 도광환, 구성 : 유세진, 촬영 : 김민규, 웹 기획 : 권순, 편집 & 연출 : 김현주>

seva@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