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모든 사건·사고에 책임을?…민원·소송에 위축되는 교사들

배아정 기자 2023. 10. 12.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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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수업시간에 학생이 다친 사고와 관련해 학부모의 보상 요구와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가 숨진 故 이영승 선생님의 사연이 알려진 뒤, 사회적 공분이 컸죠.


이처럼 학교 내 안전사고와 관련한 책임을 교사 개인이 떠안게 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교사들이 교육 활동이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교원 지위법을 개정해, 교사를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데, 자세한 내용, 배아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년 경력의 이 선생님은 최근 여러 명의 학부모들에게 동시다발적인 민원 연락을 받았습니다.


교내 체육대회 날 모두가 교실을 비운 사이, 도난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전남 중등교사

"전화하신 분도 있고, 카톡이나 문자를 하신 분들도 있고 반복적으로 전화는 오는 경우도 있고, 또 주말에 전화를 오는 경우도 있고 이건 학교에서 이건 책임져야 되지 않냐 뭐 이렇게 요구를 하시죠."


교실 문은 계속해서 잠겨있었다고 상황을 설명해봤지만, 학부모들은 지속적으로 교사에게 책임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전남 중등교사

"내가 할 수 있는 거면 괜찮은데 내가 할 수 없는 어떤 것까지 계속해서 무한 책임을 지기 때문에 그게 제일 힘들고 자존감을 낮게 만들죠. 계속 그런 말을 '네가 뭣 하고 있냐' 이렇게 들으면 그게 제일 힘든 것 같아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설문조사 결과, 이처럼 학생 물품에 대한 분실과 파손을 직접 배상하거나 동료가 배상한 것을 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교사는 3명 중 1명.


교사의 고의나 중과실이 아님에도 학부모의 지속적인 민원과 심리적 부담이 괴로워 개인적으로 배상하는 방법을 택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학생 안전사고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체 교사의 38.3%가 교육활동 중 학생들의 안전사고로 민원이나 소송을 직접 경험했다고 응답했고, 교사 10명 중 8명 이상은 학생 안전사고 발생에 대해 '매우 불안함을 느낀다'며 '불안으로 교육활동이 위축된다'고 답했습니다.


인터뷰: 이상미 세종지부장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500건 가까운 사례를 분석을 한 결과, 호원초등학교의 故 이영승 선생님의 사례와 유사하게 학교 안전공제를 통해 보상이 이루어짐에도 원하는 만큼의 보상을 받기 위해 교사를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사례들이 많았습니다."


때문에, 학교 현장에선 교원지위법을 개정해, 학생 안전사고에 대해 교사에게 형사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내용의 특례조항을 명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공교육정상화를 위한 열 번째 전국교사일동 집회는 이번 주 토요일 2시 국회 앞에서 재개됩니다.


EBS뉴스, 배아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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