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형제들, 배민 ‘깃발 광고’로 도마 위···“업주 간 출혈경쟁 초래”
4년 연속 국회 국정감사에 모습을 드러낸 우아한형제들 경영진이 올해는 배달의민족 ‘깃발’ 광고상품으로 자영업자들의 출혈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소위 ‘깃발’이라고 하는 광고상품은 (지도상) 실제 영업점 뿐만 아니라 가상 영업점에서도 깃발을 꽂을 수 있도록 돼 있다”며 “업주 간 출혈경쟁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깃발 광고의 정식 명칭은 ‘울트라콜’이다. 비용은 깃발 하나당 월 8만8000원 정액으로 결제한다. 업주가 깃발을 꽂은 곳을 기반으로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가게부터 순차적으로 앱 상단에 노출된다. 업주가 꽂을 수 있는 깃발 개수 제한은 없다. 이 때문에 이용자가 있는 위치에서 꽤 먼 곳에 있는 음식점이 위쪽에 보이거나, 같은 음식점이 여러 번 나오기도 한다. 해당 광고를 이용하는 업주는 전체의 70%가 넘는다. 김 의원은 배민이 이 광고상품을 통해 연간 7000억원의 수입을 거둬들이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김 의원은 “(업종별 평균 통계를 보면) 족발·보쌈은 가상 지점에 깃발 9개를, 적은 접종은 3~4개를 꽂는다. 광고료가 적게는 30만원에서 70만원까지 나가게 된다”고 했다. 이어 “배달의민족이 전체 시장의 67%를 장악한 사실상 독과점 기업”이라며 “가상의 지점에 안 꽂으면 광고 노출이 떨어지니까 업체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광고를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함윤식 우아한형제들 부사장은 “얼마든지 거래가 이뤄지더라도 (깃발 1개당) 같은 금액으로 광고할 수 있다. 식당 사장님들께서 수요에 따라 깃발을 구입해 사용하시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함 부사장은 “배달할 수 있는 구역은 반경 7㎞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며 그 안에서만 깃발을 꽂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생산능력이 정해져 있는데 깃발이 단순히 가게를 알리는 것을 넘어서 수수료까지 동반된다면 과다 경쟁이고, 수익이 늘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동반성장지수 평가에 배달의민족이 들어온다면 그 지수 안에서 저희가 평가를 하면서 시장을 종용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런 것까지 포함해서 방안을 짜보겠다”고 했다.
이날 우아한형제들은 배달의민족 음식점 매출 정보 취합을 유료화해 소상공인 경영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생 스타트업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받기도 했다.
우아한형제들이 처음 국정감사에 등장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높은 배달수수료와 식재료, 생필품 등 다양한 상품을 배달해주는 B마트의 골목상권 침해 등 문제가 다뤄졌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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