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발전소 유치는 1석4조” 영양군민 66%가 똘똘 뭉친 까닭
여론조사선 주민 96.9% 유치 찬성
경북 영양군이 양수발전소 유치를 위해 전체 인구의 66%에 해당하는 군민 1만여명이 ‘똘똘’ 뭉쳤다.
12일 오후 영양공설운동장에선 ‘양수발전소 유치 염원 범군민 총결의대회’가 열렸다. 영양군에 따르면 결의대회에 참가한 군민은 1만여 명. 지난달 말 기준 영양군 인구가 1만5000여명인 점을 고려하면 생업 때문에 자리를 비울 수 없는 사람을 제외한 대부분의 군민이 행사에 참여한 것이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주민들은 지역소멸 위기의 영양을 살리고, 지역 발전을 위해 양수발전소가 영양에 반드시 유치돼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참가자들은 양수발전소 유치 및 사업 추진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과 여론을 존중하고, 군민 갈등 해소와 화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합의했다.
양수발전소를 염원하는 영양 주민들이 모인 것은 이날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주민들은 지난 4월 ‘범군민 유치위원회’를 구성하고 6개 읍·면을 돌며 순회 결의대회를 여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동해왔다.
5월 영양산나물축제 개막일 때도 2000여명이 참석해 범군민 결의대회를 열었다. 18세 이하를 제외한 군민 1만4000여명 가운데 1만2000여명이 양수발전소 유치를 위한 서명운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한 여론조사에선 주민 96.9%가 양수발전소 유치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양군이 양수발전소에 적극적으로 매달리는 이유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 등으로 지방소멸 위기 때문이다. 영양은 서울보다 넓은 면적에 대도시 아파트단지 1곳과 비슷한 수준의 인구만 살아 대표적 소멸 위기 지역으로 꼽힌다. 경북 울릉군을 제외하면 영양군은 전국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곳이다.
영양군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신생아 양육비 지원 조례를 만들고, 경북 최초로 인구지원조례를 제정하는 등 지방소멸 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효과는 미미한 실정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일월면 용화리 항골 일대에 1GW 발전 규모(2조원) 양수발전소 유치라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양수발전소는 남는 전력을 이용해 펌프로 고지대 저수지에 물을 퍼 올려 저장한 다음 필요한 시기에 물을 이용해 발전하는 시설이다. 저수지를 만들면 해당 지역 주민이 이주할 수도 있고, 발전소 건설 과정에 환경파괴가 일어나는 등 피해가 있어 양수발전소는 대표적인 님비(NIMBY·Not in my backyard) 시설로 꼽힌다.
그러나 영양 주민들은 양수발전소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양수발전소가 영양에 들어서면 지역발전 지원금으로 936억원 이상 확보할 수 있고 재산세·지방소득세 등으로 연간 14억원을 확보할 수 있다.
영양군은 지역 강점을 내세우며 유치 홍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행정구역의 86%가 산지로 이뤄져 있어 양수발전소를 건설하기에 적절한 고저 차를 만들기가 쉽고, 발전소 건립 이후에도 주변 환경이 달라질 가능성이 작아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 또 영양군에 전국 최대 풍력발전단지가 있는데다 이웃 지자체인 울진에 한울·신한울 원전이 있다는 점도 시너지를 낼 요소라고 강조했다.
영양군은 양수발전소 유치가 확정되는 오는 11월 예정된 우선 사업자 최종 발표 때까지 다양한 릴레이 캠페인과 홍보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오도창 영양군수는 “양수발전소 유치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인구 증가, 인프라 확장, 관광객 증가 등 1석4조를 얻을 수 있는 기회”라며 “특히 지역 소멸위기 극복을 위한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양수발전소 유치에 전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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