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가는 나라 곳간 … 국가채무 사상 첫 1100조원 돌파 [부채 공화국]
한 달 새 12조 ↑… 작년보다 76조 증가
연말 기준 정부 전망치 대비 8조 초과
부동산 거래 감소·글로벌 경기 둔화에
국세 수입 전년比 47조6000억원 줄어
관리재정수지 적자 66조원으로 감소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전망치 상회
내년엔 더 늘어 92조 적자 예상 불구
재정준칙 법제화 여전히 ‘제자리걸음’
지난 8월 기준으로 국가채무(중앙정부)가 1100조원을 돌파했다. 한 달 전보다 12조원 이상 늘어난 규모로, 11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실질적인 나라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도 66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연말까지 60조원에 달하는 ‘세수 펑크’가 예상되면서 나라 곳간은 점점 더 비어가고 있다. 국가채무가 치솟고 있는데도 재정준칙 법제화는 국회에서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소득세는 부동산 거래감소 영향으로 13조9000억원이 덜 걷혔다. 법인세도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기업실적 악화로 1년 전보다 20조2000억원 감소했다. 내수 부진의 여파로 부가세도 6조4000억원 빠졌다.
세외수입은 한국은행의 잉여금 감소 등에 따라 2조8000억원 줄어든 19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금수입은 133조5000억원으로 6조2000억원 늘었다. 기금수입의 경우 보험료 수입 5조3000억원, 법정부담금 9000억원이 각각 늘면서 지난해보다 수입이 증가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 수지를 뺀,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66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한 달 전보다 1조9000억원 개선되면서 정부가 예상한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적자 비율(2.95%)이 3% 밑으로 내려갔다. 다만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정부의 올해 전망치(58조2000억원 적자)를 웃도는 상황이다.
8월 말 기준 국가채무(중앙정부)는 1110조원으로 집계됐다. 국고채 발행 규모가 상환 규모를 웃돌면서 한 달 전보다 12조1000억원 늘었다. 작년 말 대비로는 76조5000억원이나 늘어난 규모다. 특히 정부가 올해 말 기준으로 잡아놓은 연간 국가채무 전망치(1101조7000억원)를 이미 8조원 이상 초과한 셈이다.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을 GDP 대비 3% 이내로 관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정준칙은 출범 초기부터 건전재정 기조를 내세운 윤석열정부의 역점 과제 중 하나다. 하지만 사실상 이번 국회에서 처리되기는 힘든 상황임을 고려하더라도 정부 스스로도 재정준칙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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