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대규모 지상전 임박? 학계는 “5차 중동전쟁 가능성 낮다”
지상전 실효성 없고 정치적 부담 커, 섣불리 결정 어려워
“전후 중동 불안 증폭 불가피…민간인 테러 일상화 우려”
최우선 연구부장 “사우디-이스라엘 연대 막은 이란이 승자”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전략지역연구부는 12일 오전 국립외교원에서 ‘이-팔 사태 관련 중동정세평가 긴급 공개 온·오프라인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인남식 국립외교원 전략지역연구부장 겸 교수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 보병 병력을 투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외 언론들의 전망과 상반되는 시각이다.
인 교수는 지상전 감행에 실질적인 효과가 적고, 정치적 부담이 상당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그는 “하마스를 정말로 소탕할 수 있느냐”며 “약 3만명으로 추산되는 하마스는 민간인 틈에 섞는 데다, 설령 모두 제거했다고 해도 그 폭력적인 과정 때문에 ‘제 2의 하마스가 나오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자지구의 피해가 이스라엘보다 더 커지는 시점이 되면 이스라엘과 호의적 관계를 유지했던 아랍국가들은 굉장한 부담을 느끼게 된다”며 “자신들의 형제 팔레스타인이 지나친 보복 공격을 당했다는 정서가 퍼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당분간 가자지구의 거점을 강하게 타격하겠지만, 일정 정도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공격을 완화하면서 인질 협상에 들어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양측 모두의 피해가 극대화되는 지상전을 그럼에도 이스라엘이 펼친다면 이는 ‘정치’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인 교수는 “상황을 악화시켜서 이익을 얻는 세력이 양쪽에 있다는 점이 변수”라며 “이스라엘의 일부 극우 정치인과 하마스 내 강경파들이 상황의 악화를 부추길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우선 국립외교원 국제안보통일 연구부장은 토론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강경한 성향이 있지만, 전쟁에 대해서는 신중한 사람인데 이번엔 그 신중함이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정치권에선 ‘하마스 소탕’ 목소리가 높다.
전쟁이 어떤 모습으로 전개될지는 누구도 알 수 없지만, 전쟁 이후 중동정세 전망은 비교적 명확했다. 인 교수는 ‘테러 일상화 우려’를 거론하고 “중동 정세가 훨씬 더 불안정한 모습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마스는 한 줌도 안 돼보이는 비국가 행위자도 세상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IS나 알카에다 같은 더 극악한 테러리스트들이 다시 동력을 얻으려고 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무장 민간인을 겨냥한 소프트타깃 테러가 일상화, 조직화할 수 있다는 점이 걱정”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전쟁의 승자는 미국, 중국도 사우디도 아닌 이란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하마스 등 무장단체를 공공연하게 지원해온 이란이 모순적이게도 최대 수혜자라는 설명이다. 인 교수는 “이란이 무장단체들과 협상에 나서는 등 본인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주체가 됐다”며 “국제사회가 이란에게 목소리를 내달라고 요청할 가능성 등이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도 “이란에게는 ‘퍼펙트 게임’이었다”며 “이란을 겨냥한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밀착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연대를 막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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