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치료제 '렉라자' 약평위 통과, 건강보험 확대 적용 가시권

유한양행의 국산 항암 신약
이르면 내년 상반기 1차 치료제도 급여
AZ 폐암 치료제 '타그리소'와 동일 선상에

국산 31호 신약인 폐암 치료제 렉라자. 유한양행 제공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표적항암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1차 치료제로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약평위) 문턱을 넘었다. 2차 치료제에 이어 건강보험 확대 적용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11일 오전 열린 약평위는 3세대 폐암 치료제 렉라자를 1차 치료에 사용하는 적정성을 심의·의결했다. 현재는 다른 약이나 치료가 통하지 않을 때 2차 치료에 렉라자를 쓰면 건강보험이 적용되는데, 1차 치료제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유한양행이 8년 가까이 연구개발해 완성한 렉라자는 지난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1차 치료제 허가를 받았고 8월 말 건강보험 적용의 1차 관문인 심평원 암질환심의위원회가 급여 기준을 설정했다. 이날 약평위도 통과해 남은 절차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제약사의 약가 협상,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심사다.

지난 7월 유한양행은 폐암 환자들의 고통을 덜기 위해 1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전까지 파격적으로 무상 공급에 나선 만큼 약가 협상도 원활히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최대 60일인 약가 협상 기간을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에는 1차 치료제에 보험이 적용될 수도 있다.

비급여 기준 렉라자 가격은 하루 약 20만 원, 연간 7,000만 원에 이른다. 제약업계는 건강보험 적용 시 하루 1만 원, 연간 365만 원으로 약값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세대 표적항암제 타그리소.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제공

렉라자 1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이 가시권에 들어오며 아스트라제네카(AZ)의 3세대 폐암 치료제 '타그리소'와의 경쟁 구도도 본격화했다. 타그리소도 2차 치료제에만 보험이 적용되고 있는데, 지난달 7일 1차 치료제가 약평위를 통과했다. 비급여 시 타그리소 1년 약값도 7,000만 원 수준이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