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부펀드 ‘빅4 은행’ 지분 확대

870억어치 지분 매입
8년 만에 지분율 확대
반년내 추가매수 방침
신규 해외 투자도 제한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

중국 국부펀드가 8년 만에 중국 4대 은행의 지분을 늘렸다.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자 금융시장을 안정화하고 침체된 주식시장을 부양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부펀드인 중앙회금투자는 이날 중국은행·중국농업은행·중국공상은행·중국건설은행 4곳의 지분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매입한 지분 규모는 이날 종가 기준 6500만달러(약 870억원)이다. 이에 따른 중앙회금투자의 보유 지분율도 은행마다 0.01%포인트씩 늘었다.

은행별 지분율을 보면 중국은행 64.03%, 중국농업은행 40.04%, 중국공상은행 34.72%, 중국건설은행 57.12%다. 중앙회금투자는 향후 6개월 내 지분을 더 사들일 계획이다.

레드몬드 웡 홍콩 삭소캐피탈마켓(Saxo Capital Markets) 시장 전략가는 “중앙회금투자의 지분 매입은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며 “시장 안정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시장은 이미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지 언론들도 “주식 시장을 지탱하고 투자자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중요한 조치”라고 보도했다. 상하이증권뉴스는 “중앙회금투자의 지분율 확대는 긍정적인 신호”라며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중요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2003년 설립된 중앙회금투자는 총 1조4000억달러(약 1880조원) 규모의 자금을 굴리고 있다. 중국 대형 상업은행의 부실 우려가 커질 때면 지분과 채권을 매입하며 ‘구원투수’ 역할을 해왔다. 2015년에는 주가 하락 방어를 위해 은행 지분을 매수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본토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를 제한토록 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는 현지 증권사에 ‘홍콩 등 역외 계좌에서 본토 신규 투자자의 증권 거래 서비스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홍콩에서 역외 계좌를 이용하려면 위안화를 다른 통화로 환전해야 하는데 이를 막겠다는 취지다. 또 신규 계좌 개설을 위한 앱과 웹사이트 등 관련 채널도 이달 말까지 폐쇄하라고 주문했다. 경제 불안이 커지면서 위안화 약세가 지속되자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