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보고서 비공개 경위 공방…여야 입장차만 재확인한 해수부 국감
조승환 해수장관 "일본에 수산물 전체 수입금지는 과도"
(서울=뉴스1) 백승철 강수련 기자 = 12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해양수산부 국정감사에서 국책연구기관의 원전오염수보고서 비공개 경위에 대해 여야가 공방을 이어갔다.
이날 해수부 국감에는 정해구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을 비롯해 김종덕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 박수진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경영기획실장 등이 보고서 비공개 논란과 관련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염수 기초연구 보고서와 질병청 보고서를 전부 열람 제한을 걸어서 실제 정책 결정자들이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하는 데 방해가 됐다"며 "열람 제한과 관련돼 언제부터 어떻게 논의가 되었냐"고 물었다.
같은 당 어기구 의원도 "보고서를 살펴보니 좋은 내용이 많다"며 "지금 정부가 (보고서 내용과)반대로 가고 있어, 이것은 정부가 개입해서 비공개를 했다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보느냐"며 물었다.
이에 대해 김종덕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은 "외압은 없었다"며 "당시 오염수 방류 계획이 미정인 상태에서 본 보고서가 공개될 경우 정책적인 혼란이 우려돼 보안 관리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답변했다.
박수진 실장도 "연구자 양심에 따라 어떤 분도 연구 과정에 내용을 넣어라 빼라 공개하라 등의 말은 없었다"고 답했다.
여당에서도 관련된 질의가 나왔다.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은 "착수 보고때부터 비공개 논의가 있었고, 결정은 마지막 결과 보고서 나온 이후에 했다"며 "국익에 결정적으로 불리한 내용이 있어 비공개 결정이 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정 의원은 "프랑스 스페인 호수 관련된 분쟁, 영국 아일랜드 사례의 판례를 보면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긴급성을 입증하지 않는 한 실질적인 잠정조치 명령을 얻어내는 것은 쉽지 않다고 사료된다고 나와 있다"며 "우리나라가 원전 오염수의 배출이 미치는 영향이 회복 불가능하다는 행위의 긴급성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다소 불리한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어 비공개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외압이 있었느냐"고 질의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도 "보고서 비공개 결정에 국무조정실이나 해양수산부가 관여했냐"며 "보고서 비공개 처리는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정해구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이 결정한 것이 맞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개입은)전혀 없으며, 경제인문사회연구회에서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해구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도 "연구 내용이 일본 정부에 입수될 경우 협상 등에 있어서 문제가 될 수 있어 외부 공개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계속 나왔다"라며 "그래서 열람 제한 요청이 왔을 때 그런 점을 고려해 (비공개)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날 국감에서는 후쿠시마 원전수 방류에 따른 수산물 안전과 관련된 내용으로 여야의 입장 차이를 재확인했다.
윤재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후쿠시마 인근 8개현 수산물은 수입 금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같은 지역 수산가공품은 통조림과 건조제품, 젓갈 등으로 들어오고 있다"며 "가공품 형태로 들어온 제품의 안전성에 대해 우리 국민들이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또 "우리도 중국처럼 일본산 수입 금지를 일본 전역으로 확대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같은 당 윤준병 의원도 "일본 후쿠시마현을 비롯한 인근 14개현의 농축수산물에서 방사능 기준치를 초과한 제품이 매년 2400건에 달한다"며 "이러한 수산물 가공품이 해외에서 개인들이 직구로 구매하면 제재 방법이 없다"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우리나라가 일본에 수산물을 수출 흑자국으로 전체 수입 금지는 좀 과도한 면이 있으며, 개인이 소량의 물량을 구매하는 부분은 그 개인의 역할이나 기능으로 봐야 되는 거 아니냐"고 답했다.
이에 반해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은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이 다른 곳에서 가공됐을 경우, 현실적으로 세세하게 수십 가지의 항목들을 모두 표시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수산물뿐만 아니라 수산 가공품까지도 핵종 검사에서 미량이라도 발견이 되면 추가 핵종 검사를 다 요구하면서 검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대형마트나 노량진 수산시장 같은 경우 매출액과 방문객 수가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춘식 국민의힘 의원 또한 "후쿠시마 현에서 가공된 수산 가공품의 원료를 보면 원산지가 네덜란드산이라고 표시돼 있고, 열빙어로 만든 샐러드 제품도 원산지가 노르웨이와 아이슬란드로 돼 있다"며 "(이러한 항목들을)명확히 구분해가지고 국민들에게 알려드려야만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조 장관은 "정부에서 소비 활성화를 위해서 열심히 노력한 측면도 있으며, 국회도 역시 역할을 다해준 결과"라며 "기업체들 또한 구내식당과 선물 등으로 이용해 주시고 있어 안전성에 대한 홍보가 충분히 됐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한편, 야당은 오후 국감에서 조승환 해수부 장관이 윤준병 의원의 질의를 희화화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앞서 조 장관은 "식용으로 후쿠시마산 청어 통조림을 직구하는 국민이 있냐"는 이양수 국민의힘 질의에 웃으면서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에 윤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정부가 수입금지 조치를 제대로 해서 국민 건강과 안전을 제대로 담보하라는 주문인데 이를 가지고 의원과 장관이 희화화하는 행태를 보인 점이 유감이다"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구멍을 하나하나씩 메꿔가겠다는 게 기본적인 수산물 안전관리의 방침"이라며 "웃으면서 얘기해서 희화화하게 느끼셨다면 대단히 죄송하다"고 답했다.
bsc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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