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한미동맹 어느 때보다 강력”···선거 대패 다음날 ‘안보 행보’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대패한 다음날인 12일 장진호전투 기념식에서 참석해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안보 행보에 집중했다. ‘공산전체주의세력’ ‘반국가세력’ 등 야당을 향한 강경한 발언은 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평화광장에서 열린 제73주년 장진호전투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에서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은 장진호전투 영웅들의 고귀한 희생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현직 대통령이 장진호전투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2016년 처음 행사가 개최된 이후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영하 40도가 넘는 추위와 험난한 지형, 겹겹이 쌓인 적들의 포위망을 돌파한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작전이었다”며 “장진호전투를 통해 중공군의 남하를 억제하고 이른바 흥남철수 작전의 성공을 이루어냈고, 흥남 지역 민간인들 10만여명이 자유 대한의 품에 안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구해낸 낙동강 전투, 6·25전쟁의 전세를 단숨에 역전시킨 인천상륙작전, 중공군의 대규모 공세를 저지한 장진호전투 등 6·25전쟁에서 피로 맺어진 한·미동맹은 지난 70년 간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동맹으로 발전해 왔다”며 “지금 한·미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더욱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우리 정부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더욱 노골화되고 있는 북한의 도발과 핵 미사일 위협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며 “한·미·일 안보 협력을 강화하면서 우방국들과도 긴밀히 연대하여 전 세계의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호 전투는 1950년 11월27일부터 12월11일까지 미 제10군단 예하 미 해병제1사단 등 유엔군이 함경남도 개마고원의 장진호 북쪽으로 진출하던 중 중공군 제9병단의 포위망을 뚫고 흥남에 도착하기까지 2주간 전개한 철수 작전이다. 이 작전으로 국군과 유엔군, 피란민 등 20만여명이 남쪽으로 철수할 수 있었다.
장진호전투 기념행사는 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가 2016년부터 장진호전투에 참전해 희생된 미 해병 제1사단과 유엔군 장병을 추모하기 위해 마련하는 행사다.
윤 대통령은 기념식에 앞서 전쟁기념관에 있는 미 해병 제1사단 소속 고 제럴드 버나드 래이매커 병장의 이름이 새겨진 명비를 찾아 참배했다. 래이매커 병장은 장진호전투에서 전사한 지 68년이 지난 2018년 북한에서 미국으로 유해가 봉환돼 2019년 신원이 확인됐다.
이날 기념식에는 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 회원, 한·미 장병 등 2800여명이 참석했다. 정부에서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신원식 국방부 장관 등이, 군에서는 박정환 육군참모총장, 이종호 해군참모총장, 정상화 공군참모총장, 안병석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등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 인성환 국가안보실 제2차장, 임기훈 국방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 앤드류 해리슨 유엔사부사령관, 윌리엄 소자 3세 주한미해병대 사령관, 존 캐리 유엔사 기획참모 차장 등이 자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청년 화이트해커와의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국·내외 해킹방어대회 수상자, 화이트해커 양성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중·고교·대학교 재학생, 유관단체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에 앞서 윤 대통령은 청년 화이트해커들의 신호등, 주차장 등 주요 시설에 대한 해킹 방어 시연을 참관했다.
윤 대통령은 행사 모두발언에서 “우리 청년 화이트해커들의 뛰어난 역량을 보니까 믿음직하고 든든하다”며 이들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사이버안보는 무엇보다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것이고, 우리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라며 “정부는 사이버 10만 인재 양성 프로젝트를 통해서 우수한 사이버 인재를 양성하고, 사이버 산업의 발전과 역량 강화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들은 이후 “사이버 보안 분야에 시장이 넓어지고 또 많은 인재들이 이 분야에 뛰어들어서 아주 넓게 운동장을 쓰고 뛸 수 있는 그런 시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해킹 대회인 ‘데프콘(DEFCON)’에서 2년 연속 우승한 청년 화이트해커들의 성과를 격려하고, 사이버 인재 양성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됐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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