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日서 뛰는 오승환 세무조사했다가…'민망'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 소속이었던 오승환 선수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세청이 프로야구 선수 오승환에 대한 무리한 세무조사로 납세자 권익을 침해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다.

12일 감사원이 공개한 '납세자 권익보호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국세청은 2019년 3월 유명 유튜버와 연예인, 프로운동선수 등 고소득 사업자 176명에 대해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당시 서울지방국세청은 오승환을 세무조사 대상자로 선정했다. 오승환이 2014-2015년 일본 프로야구 선수로 활동하면서 받은 계약금과 연봉 약 83억 원에 대해 종합소득세 신고 누락 혐의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오승환은 일본 프로야구 선수 활동 시절 연평균 281을 일본에 체류해 소득세를 낼 의무가 없었다. 소득세법은 소득세 납부 의무자를 국내 거주자 및 국내원천소득이 있는 비거주자로 정하고 있다. 서울청이 오승환이 납세 의무가 있는 거주자에 해당하는지 제대로 따져보지 않은 것이다.

결국 서울청은 오승환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한 지 3개월 만에 과세사실판단자문위원회가 비거주자로 과세불가 결정을 내리자 뒤늦게 세무조사를 종결했다.

감사원은 "국내원천소득이 없는 비거주자는 소득세를 납부할 의무가 없으므로 서울청은 납세자가 거주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구체적으로 판단한 후 비정기 세무조사 대상자로 선정해야 한다"며 "그런데 2013년 11월 일본 구단과 2년 다년계약을 체결한 오 선수는 국내체류일이 2014년 48일, 2015년 49일에 불과해 국내에 거주하는 것으로 인정되기 어려워 소득세법상 거주자로 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 선수는 비거주자에 해당해 탈루혐의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데도 비정기조사 대상으로 선정돼 세무조사를 받는 등 납세자의 권익을 침해받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