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중립적 탄소중립 추진…’ 삼성電·현대차 등 20개사 모여 CF연합 출범
주요국 참여 새 국제 기준 확산 모색
이희성 IPCC 전 의장 초대회장 선출
“산업계 탄소중립 새로운 역사 쓸 것”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삼성전자(005930), 현대차(005380) 등 20개 기업·기관·단체가 기술 중립적 탄소중립을 목표로 무탄소 연합(Carbon Free Alliance, 이하 CF연합)을 출범했다. RE100으로 대표되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탄소중립 흐름을 원자력과 청정수소, 탄소 포집 후 활용·저장(CCUS) 등 모든 무탄소 에너지원(CFE, CF Energy)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바꿔보자는 취지다.
재생에너지 중심의 탄소중립 이행에 어려움을 겪는 국내 산업계의 큰 기대 아래, CF연합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새 기준을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전 세계는 지구온난화 등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15년 파리협정을 통해 2050년까지 탄소 등 온실가스 순배출량 0으로 만들기로 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주요국은 탄소 배출 기업에 탄소세를 물리는 이른바 ‘탄소장벽’을 높이고 있고 구글, 애플, BMW 등 주요 기업을 중심으로 2050년까지 모든 사용 전력을 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충당한다는 RE100 캠페인이 퍼지고 있다.
한국 산업계는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9%로 부족한데다, 탄소 다배출 산업인 철강이나 석유화학 산업이 발달해 있어 탄소 배출량을 단기간 내 획기적으로 줄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CF연합 출범은 산업계가 마주한 이 현실적 어려움을 해결하자는 취지다. 원전과 수소 등 우리나라에 강점이 있는 CFE를 활용해 더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탄소중립을 추진하자는 것이다. 정부와 산업계는 RE100 등 현 탄소장벽 대응과 별개로, 지난해부터 CFE 글로벌 확산을 준비해 왔다. CF연합은 이달 말까지 법인 설립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정식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CF연합은 20개 국내 기업·기관·단체로 출발해 많은 기업의 추가 참여를 유도할 방침이다. 특히 국가 간 논의 등을 통해 국제적 영향력이 큰 외국 주요 기업의 참여를 이끌어낸다는 목표다. △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두산에너빌리티 △GS에너지 △포스코 △LS일렉트릭 △SK하이닉스 △현대차 △삼성전자 △고려아연 △LG화학 △한화솔루션 △한국에너지공단 △대한상의 14곳이 이사회로 참석하고 △여천NCC △한국산업기술시험원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 △한전원자력연료 △수소융합얼라이언스 △한화임팩트 6곳도 창립 멤버로 합류했다.
기후변화 분야 최고 전문가로서 국제적 인지도를 갖춘 이회성 IPCC 전 의장을 초대 회장으로 추대한 것도 이 때문이다. IPCC는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1988년 공동 설립한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국제기구다. 이 회장은 이곳에서 2008년부터 7년간 부의장을 지냈고, 2015년부터 올 7월까지 8년간 의장을 역임하며 국제 기후위기 대응을 주도해 왔다.
이 회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기후대책의 핵심은 산업 부문의 탄소중립이고 이를 위해선 모든 에너지원을 포용하는 기술중립적 지구온난화 대책이 세계적 기준이 돼야 한다”며 “반도체·중화학 산업 강국인 한국이 글로벌 무탄소 산업혁명의 진원지로서 탄소중립의 새로운 역사를 쓸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CF포럼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국제연합(UN) 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국제사회에 CF연합 결성을 제안한 바 있다. 이보다 앞선 미국·일본 등 주요국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이를 의제로 제시한 바 있다.
이날 총회에 참석한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은 “(지난해 5월) 새정부 출범 후 가장 의미 있는 자리”라며 “지금까진 우리나라가 (탄소중립의) 포로가 돼 끌려가는 걸 국민이 지켜봐야 했으나 앞으론 CFE를 통한 탄소중립이란 국제 이니셔티브가 작동할 수 있도록 관련 국제 논의를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형욱 (n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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