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하마스 공격 후 20시간 지나서야 이스라엘군 도착"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지난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침투해 민간인 살해와 납치를 저지르는 동안 현장에 이스라엘 군인들이 도착하는 데 하루 가까이 걸려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생존자와 사망자 가족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가자지구 인근 이스라엘 마을 등에 하마스의 공격이 시작된 이후 이스라엘군의 공식적인 대응이 있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렸는지 분석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포를 퍼붓고 무장대원들을 가자지구 인근의 이스라엘 마을 20곳 이상에 침투시켜 최소 1천200명을 살해하고 150명의 인질을 납치했다.
가자지구 인근의 니르오즈·크파르 아자·베에리 키부츠(집단농장)와 레임 키부츠의 음악 축제 현장은 하마스의 공격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본 곳이다.
이곳 주민들이 이스라엘군에 의해 구조되기까지 짧게는 7시간에서 길게는 20시간이 넘게 걸렸고 따라서 사망자 규모가 커졌다는 것이 NYT의 분석이다.
NYT는 7일 오전 6시 30분 이전에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하마스의 비정상적인 활동을 감지하고 가자지구 국경에 있는 군인들에게 경고했지만 이에 따른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다고 12일 전했다.
하마스 무장 대원들의 공격이 동시다발적으로 시작된 때가 오전 6시 30분이다. 무장한 패러글라이더들이 가자지구에서 이륙했고 드론으로 이스라엘의 감시 초소를 파괴하고 수천발의 로켓을 발사했다. 트럭과 오토바이를 탄 하마스 대원들이 이스라엘 남부로 들어왔다.
하마스의 공격을 받자 니르오즈 키부츠에서는 학생들이 대피소로 들어갔으나 12시간 넘게 구조되지 못했다.
크파르 아자의 대피소로 들어갔다는 셜리 오케브는 20시간 넘게 그곳에 있었다면서 아들을 통해 군에 공격 사실을 알렸지만 "군대가 빨리 오지 않았고 오랜 시간 기다려야 했다"고 말했다.
알루밈 키부츠에 사는 사릿 쿠르츠만은 로켓 사이렌 소리를 듣고 14개월 된 아기와 들어간 안전실에서 구출될 때까지 26시간 기다려야 했다.
니르오즈 키부츠에 사는 은퇴 간호사 아리에 이치크는 남편과 함께 산책하러 나갔다가 하마스 무장대원의 총격을 받은 한 여성의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남편은 죽고 해당 여성은 납치된 것 같다고 이치크는 전했다.
그는 "그 지역에 단 한명의 군인도 없었다"며 "우리는 모두 혼자였다. 너무 무서웠다"고 말했다.
레임 키부츠 음악 축제에서 무장 세력을 피해 도망치던 노아 칼라시는 남자친구와 함께 덤불 속에 숨었고, 7시간 이후에나 그곳에서 구조될 수 있었다.
하마스의 공격이 한창 진행 중이던 이날 오전 7시 40분,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무장 세력이 국경을 넘었으며 민간인들에게 집에 머물러달라고 촉구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그러나 집에 있던 사람들은 큰 위험에 처해 있었다. 하마스 무장 대원들이 민간인의 집안에 침입해 이들을 살해했기 때문이다.
공격이 시작된 지 6시간 정도가 지난 낮 12시 9분 음악 축제 현장에 세워진 차량의 블랙박스에는 하마스 대원이 시신의 물건을 뒤지는 모습이 담겨 이때까지도 축제장 주변이 안전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NYT는 전했다.
공격 시작 후 11시간 정도가 지난 오후 5시 24분까지도 군대가 오지 않아 니르오즈 키부츠의 한 거주자가 이웃 왓츠앱 채팅방에 "군대가 어디 있는지 아시는 분 있나요?"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오후 6시, 마침내 이스라엘군이 니르오즈 키부츠에서 구출 작업을 시작했다.
오후 11시에는 베에리 키부츠에서 주민들을 구조했고 하마스의 공격 시작 20시간이나 지난 다음 날 새벽 3시 크파르 아자에서도 구출 작업이 이뤄졌다.
그러나 이미 사망자는 크게 늘어난 상황이었다.
베에리에서는 시신 108구가 수습됐고, 레인 키부츠 음악 축제에서는 260명 이상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크파르 아자에서도 수십명 또는 수백명이 사망했을 것이라고 이스라엘 당국은 추산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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