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 치료제 맹점 '높은 재발률'...페프로민바이오 도전장 성공할까
치료 이후 재발 위험과 신경 독성 이슈를 해결한 차세대 '키메릭항원수용체-T(CAR-T)' 세포 치료제가 임상 개발에 도전장을 던졌다. 다양한 혈액 암종을 커버하기 위해 표적 물질을 달리했다는 게 차별점이다.
낮은 치료 반응과 비교적 높은 재발률, 신경 부작용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기존 CD19 표적 CAR-T 치료제들의 단점을 극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12일 미국 소재 CAR-T 치료제 전문 바이오기업 페프로민바이오는 'B세포 활성화 인자 수용체(BAFF-R)' 표적 세포 치료제의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에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암 면역학계 세계적 권위자인 래리 곽(Larry Kwak) 박사를 비롯해 세계 최고 암 치료 전문병원 MD 앤더슨 암센터의 CAR-T 치료제 총괄 디렉터 등 주요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현재 세포 치료제 시장을 주도하는 CAR-T는 차세대 암 치료 분야에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고 있는 치료법이다. 환자의 면역 T세포를 추출한 뒤 세포 표면에 암세포를 항원으로 인식하게 하는 특이적 키메릭 항원 수용체(CAR)를 발현시키고 다시 환자에게 주입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원리다. 암세포 사멸을 위해 외부 물질이 아닌 체내 면역세포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암 치료제의 가장 진화한 형태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최신 기술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6개의 CAR-T 치료제가 글로벌 허가를 통해 시장에 진입하면서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이밸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CAR-T 치료제 시장은 2021년 기준 약 15억7500만 달러(약 2조1105억원) 규모로 추산됐으며 연평균 45.7% 성장해 2026년까지 약 103억2200만 달러(약 17조4495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이들 1세대(CD19 표적) CAR-T 치료제의 등장 이후에도 다양한 문제점들이 보고되는 상황이다. 이들 치료제는 재발율이 최대 30%에 이르는 동시에 치료 후 표적 항원 손실에 의한 내성 발생과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RS), 면역세포 관련 신경 독성 부작용이 관찰되고 있다.
실제로 지금껏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승인을 받은 6개의 CAR-T 치료제 중 4개 품목이 CD19를 표적으로 한다. 면역 B세포 악성 종양에 존재하는 림프구 표면 마커인 CD19를 표적으로 한 CAR-T 치료제는 노바티스 '킴리아(성분명 티사젠렉류셀)'를 비롯해 길리어드 '예스카타(성분명 악시캅타진 실로류셀)'와 '테카르투스(성분명 브렉수캅타진 오토류셀)', BMS '브레얀지(성분명 리소캅타진 마라류셀)'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서 페프로민바이오가 개발 중인 BAFFR 표적 CAR-T 치료제가 가진 차별점은 명확하다. BAFF 수용체는 B세포의 성숙 및 분화, 생존에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더욱이 B세포 발생 단계 전 주기에 걸쳐 여타 수용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발현되는 단백질이라는 특징을 가진다.
따라서 기존 CD19 표적 CAR-T 치료제를 투여한 뒤 재발한 환자를 관리할 수 있는 옵션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또한 CD19와 달리 뇌에서 발현하지 않아 신경 독성 이슈가 없어 안전성이 높다는 평가도 나온다. 진행 중인 연구를 보면, BAFFR CAR-T 세포로 치료받은 3명의 비호지킨 림프종 환자는 현재 매우 양호한 안정성 프로파일과 긍정적 반응(완전 반응 2건 및 부분 반응 1건)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1차 임상을 진행한 시티오브호프 수석 임상의인 엘리자베스 부디 박사는 "BAFFR CAR-T를 투여 받은 환자 전원의 질병 증세가 완전하거나 부분적으로 사라지는 안정적인 상태를 보였다"며 "특히 CD19 표적 CAR-T 세포 치료제 투여 이후 림프종이 진행된 환자에서 지속적인 완전 관해를 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통상 CAR-T를 투여받은 환자 대부분은 어떤 항암치료에도 치료가 안 되는 상태이기에, 해당 결과는 "매우 획기적인 효과"로 판단했다.
이와 관련 기존 CAR-T 치료 후 재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1상 결과에서도 BAFFR 표적 약물의 안전성과 효과가 두드러졌다. 이번 임상은 시티오브호프 암센터에서 기존 CAR-T 치료제에 재발 환자 2명과 항암치료에도 암이 재발한 거대림프종 환자 1명을 대상으로 2022년부터 1년 여에 걸쳐 진행됐다.
주요 결과를 보면, 3명의 환자 모두 1등급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만을 겪었으며 치료 후 한달이 지난 시점에서 암이 관찰되지 않는 완치가 2건, 부분 관해 치료가 1건으로 100%의 반응률을 나타냈다. 이러한 효과는 6개월 이후에도 지속된 것으로 확인됐다.
페프로민바이오는 오는 12월 미국 샌디에고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혈액학 분야 대표 학회인 미국혈액학회(ASH)에서 해당 연구 결과를 구두 발표할 예정이다. 회사는 "연내 임상시험 장소를 미 중·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5~6곳으로 확장한 후 2025년말 임상 2상에 진입한 뒤 이후 글로벌 빅파마와 공동으로 2~3년내 제품 상용화에 나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어 "임상 2상에 진입하는 시점에 맞춰 국내에 CAR-T 제조시설을 구축한 후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전체 시장을 관할하는 CAR-T 허브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016년 설립된 페프로민바이오는 CAR-T 치료제 중 BAFFR 표적을 개발하는 기업으로는 유일한 상황이다. 현재 시티오브호프 암센터의 부원장이자 미국 FDA 산하 항암제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래리 곽 박사를 중심으로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페프로민바이오의 과학 자문위원회 의장인 래리 곽 박사는 "B세포 림프종 및 백혈병에 대한 CAR-T 치료의 높은 초기 효능이 불행히도 재발 환자에게는 적용되지 않으면서 이들에 대한 의료적 의료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BAFFR은 차세대 면역항암제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으며 B세포 악성 종양에 대해 환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종혁 기자 (every83@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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