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인 가구 급증…더 거세진 '소형 불패'
올들어 10대 1…1년새 2배↑
수도권 가구당 평균인구 2.2명
빌라 수요도 소형아파트가 흡수
내달 분양 '힐스테이트 문정' 등
소형 평형 많은 단지 관심커져
저출산과 고령화 여파로 1~2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소형 아파트 인기가 치솟고 있다. 전국 전용면적 60㎡ 미만 소형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은 1년 새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서울의 경우 ‘국민평형’이라 불리는 전용 84㎡보다 소형 아파트 매매가격이 더 빠르게 오르고 있다. 대형 면적에 비해 가격 부담이 덜한 데다 최근엔 빌라와 오피스텔 수요도 흡수하고 있는 만큼 소형 아파트 몸값은 앞으로도 오를 전망이다.
○소형 청약경쟁률, 1년 새 2배
12일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전국 전용 59㎡ 미만 아파트의 올해 1~9월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10.74 대 1로, 작년 연간 평균치(5.56 대 1)보다 93% 높아졌다. 작년 6.18 대 1에서 올해 9.89 대 1로 60% 증가한 전용 84㎡에 비해 오름폭이 더 가팔랐다. 전용면적이 85㎡를 넘는 대형 아파트는 같은 기간 10.51 대 1에서 9.32 대 1로 줄어들며 청약시장에서 인기가 시들해진 것과 대비된다.
최근 분양한 수도권 소형 아파트가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사례도 적지 않다. 서울 동대문구 ‘e편한세상 답십리 아르테포레’와 관악구 ‘힐스테이트 관악센트씨엘’, 성동구 ‘청계 SK뷰’, 동대문구 ‘래미안 라그란데’ 모두 전용 59㎡ 일부 타입이 100 대 1 넘는 경쟁률을 나타냈다. 연내 수도권에서 소형 물량이 다수인 분양시장 ‘기대주’가 쏟아질 예정이라 인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이르면 11월 공급 예정인 송파구 ‘힐스테이트 e편한세상 문정’(총 1265가구)은 일반분양 물량 299가구 중 248가구가 전용 60㎡ 이하(전용 49㎡ 184가구, 전용 59㎡ 64가구)다. 이달 16일부터 청약을 받는 경기 광명 ‘트리우스 광명’(3344가구)에선 초소형인 전용 36㎡가 142가구 공급된다. 은평구 ‘은평자이 더스타’도 전용 49㎡ 일부 물량을 공급 중이다. 이달 공급 예정인 의왕 ‘의왕 센트라인 데시앙’(733가구)에서도 전용 37㎡ 92가구가 나온다.
매매 시장에서도 소형 아파트는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서울에서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면적대는 전용 40㎡ 초과~60㎡ 이하(0.56%)였다. 전용 60㎡ 초과~85㎡ 이하(0.53%), 전용 102㎡ 초과(0.40%)가 뒤를 이었다. 반면 지방은 아직 ‘넓은 집’에 대한 선호 추세가 유지되는 편이다.
○수도권 가구당 인구 2.2명
소형 아파트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수도권의 가구당 평균 인구는 2.2명이다. 1인 가구가 2008년 9월 306만6596가구에서 올해 9월 473만9972가구로 54.6% 증가할 때, 4인 가구는 217만9345가구에서 172만4033가구로 20.9% 쪼그라들었다.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작은 집’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셈이다. 대체재 격인 빌라나 오피스텔이 전세사기와 고금리 등의 여파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 것도 소형 아파트 수요를 확대하는 요인이다. 반면 올해 1~8월 수도권의 분양 아파트 중 전용 60㎡ 이하 비중이 24.5%에 그치는 등 공급이 수요를 뒤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최근 자재값과 금융비용 상승 등의 여파로 분양가가 치솟고 있다. 연초 규제완화 이후 전국 집값이 바닥을 찍고 반등세로 돌아섰고, 최근 대출금리도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 이렇게 내 집 마련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도 소형 아파트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전용 84㎡에 비해선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요즘 아파트는 전용 59㎡도 방 3칸과 화장실 2개를 기본으로 갖추고 있어 3인 가구가 사는 데도 별다른 문제가 없다. 소형 아파트는 임차 수요도 탄탄해 투자 매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소형은 중대형에 비해 비교적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가 쉽고 특례보금자리론 대출이 어렵지 않아 진입 문턱이 낮다”며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주로 뛰어든 소형은 작년 하락기 때 낙폭이 커 최근 회복세가 두드러지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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