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고속도로, 또 도마 위…도로공사 역할 있나없나
휴게소 음식값 지적에 "비싸다고 생각안해"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과 관련한 경제성 분석(B/C) 과정에서 "(한국도로공사가) 큰 역할을 한 것이 없는 것으로 저는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5일 서울~양평 고속도로 경제성 분석 결과를 내놓은 뒤 백브리핑에서 "비용 판정 부분은 한국도로공사가 한번 더 검증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밝힌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양평고속도로 2차 공방…도공 "우리 역할은 없었다"
함 사장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도로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이 같이 대답했다. 박 의원은 "양평 고속도로 BC 값 발표했는데, 국토교통부에서 도로공사의 역할을 검증이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5일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의 예타 노선과 타당성조사 과정에서 검토한 대안 노선의 경제성 비교를 위해 비용-편익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B/C 분석 결과 종점 구간 예타 반영노선이 0.73, 대안 노선이 0.83 수준으로 대안 노선의 B/C가 약 0.1(13.7%)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기사: 국토부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바꾸면 교통량·편익↑"(10월5일)
이날 관련 백브리핑에서 이용욱 국토부 도로국장은 "사업비를 산정하는 방식은 예타노선의 경우 예타지침에 의해 뽑았고, 본타노선(대안)은 교통투자평가지침에서 뽑았다"며 "각각의 비용산정은 용역설계사에서 뽑았던 것이고 도로공사에서도 한 번 검증했던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이에 함 사장은 B/C 분석 과정에서 도로공사의 역할이 없었다고 언급하며 "제가 듣기론 (국토부에서) 통상적 얘기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파악하기론 설계사들이 국토부에 보고하기 전에 저희에게 일방적으로 내용을 알려주는 정도이기 때문에 저희가 특별히 의견을 제시하거나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박상혁 의원은 "2022년 5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엔지니어링 업체와) 실무회의에 도로공사가 마흔네 번 참여했다"며 "계양~강화고속도로 같은 경우 실무 참여가 열세 번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고속도로와 관련해서 관여도가 높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는데 마치 이 사건이 문제가 되자마자 도로공사는 힘이 없고 방관자 입장인 것처럼 얘기한다"고 지적했다.
양평고속도로 내 들어서는 남한강휴게소에도 특혜 의혹이 나왔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 양평고속도로를 보니 중부내륙고속도로 남양평IC 근처에 만들어지는 남한강휴게소가 민자 방식이 특이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229억원 들인 휴게소를 사후에 민자전환한 사례는 이 휴게소가 유일하고 이 휴게소는 윤석열 테마주로 주가가 급등했는데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공교롭지 않느냐"며 "이 휴게소가 병산리에 있는데 왜 양평군 강상면 병산리에만 이런 예외가 많나"라고 말했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양평고속도로 관련, 야당이 객관적인 증거도 인정하지 않는다며 맞섰다.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5일 국토부 양평도로 비용편익결과 대안노선이 예타노선보다 경제성 13.7% 높았다"며 "민주당은 객관적 근거에도 그 수치 조작 왜곡됐다고 주장 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함 사장 "휴게소 음식값 비싸지 않아"
이날 국감에서는 여야의원 모두 휴게소 음식값이 지나치게 비싸고 질이 떨어진다고 입을 모았다.
엄태영 의원은 "음식값이 이렇게 비싸고 부실한 이유가 도공에서 매출의 절반가량을 수수료로 떼가는 구조 때문이라는데 개선방안 논의해봤냐"고 질의했다. 이어 "국토부에서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값 10%를 인하해 보자고 도공에게 제안했는데 끝내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허영 민주당 의원은 휴게소를 직영으로 전환, 음식값을 낮출 수 없겠느냐고 질의했다. 그는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값이 2년 전 대비 올해 8월 기준으로 11.2% 올랐다"며 "이 기간 일반 물가상승률은 3.7%"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운영업체 수수료 최대가 50%"라며 "식당 운영 임대업자가 50%로 수익을 내야 하므로 비싼 음식값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함진규 사장이 취임한 이후 TF까지 구성했음에도 지난 7월 말 현재 주요 매출 상위 음식값이 평균 10% 올랐다"며 "음식값이 10% 인하되기는커녕 10% 올랐다"고 지적했다.
함 사장은 휴게소 음식 가격이 비싸지 않다고 발언했다. 그는 "휴게소 음식값이 그렇게 비싸지는 않아 보인다"며 "시중이나 공항과 비교를 해봤는데 대동소이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공이 매출의 절반을 떼어간다는 것은 잘못된 얘기"라며 "보통 22% 정도를 받고 있고 그 속에 관리비 등이 다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송재민 (makmi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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