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살림 경고등 … 국가채무 1100조 돌파
文정부 5년 동안 58% 급증
코로나 특수 상황 감안해도
주요국 대비 채무증가 가팔라
재정준칙 법제화 시급하지만
野반대에 논의조차 쉽지 않아
중앙정부 채무가 사상 처음으로 1100조원을 돌파하면서 눈덩이 나랏빚에 대한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급증한 막대한 채무에 대한 부담을 고스란히 윤석열 정부가 짊어져야 하는 상황이다. 가뜩이나 문재인 정부 시절 늘어난 세금이나 공적연금 등으로 국민부담률과 조세부담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설상가상'이다. 재정준칙 법제화 등으로 건전재정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관련법은 국회에서 발이 묶여 있다.
12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재정동향 10월호에 따르면 중앙정부 채무는 8월 기준 1110조원을 기록해 전월 대비 12조1000억원 늘어났다. 정부의 올해 말 예상치인 1101조7000억원을 넘어서는 수치다. 기재부는 9월 24조원의 국채가 상환되는 점을 감안하면 다음달 발표되는 재정동향에선 중앙정부 채무가 일시적으로 110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가 연말에 1101조7000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재부에 따르면 중앙정부 채무는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8년 651조8000억원 수준에 불과했으나, 말기인 2022년엔 1033조4000억원으로 381조6000억원(58.5%)이나 늘었다. 코로나19 팬데믹 등에 따른 확장재정 정책이 필요했다는 입장이었으나, 같은 상황을 겪은 주요국과 비교해서도 채무 증가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중앙정부 채무가 2025년엔 1200조원대를 넘어 124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국민의 세금과 4대 보험 부담도 크게 늘었다. 국회예산정책처 자료에 따르면 국세는 2018년 293조6000억원에서 2022년 395조9000억원으로 34.8% 늘어났다. 지방세 역시 같은 기간 84조3000억원에서 118조6000억원으로 40.7%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1898조2000억원에서 2161조8000억원으로 263조6000억원(13.8%) 늘어나는 데 그쳤다.
문재인 정부의 과도한 확장재정 정책을 뒷수습하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은 연일 긴축재정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8월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 규모는 656조9000억원이다. 지출 증가율은 2.8%로 2005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재정건전성 강화 필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구체적인 실행 방안으로는 재정준칙 법제화가 꼽힌다. 재정준칙은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GDP 대비 3% 이내로 관리하되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60%를 넘으면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2%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재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가재정법 개정안 통과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야당 반대로 논의가 지지부진하다.
권남훈 건국대 경제학부 교수는 "재정 적자 규모가 예상보다 커 정부 안팎에서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며 "올해는 기재부가 여러 방법을 써서 재정 구멍을 메우고 있지만, 가장 시급한 것은 재정준칙의 법제화"라고 지적했다. 앞서 기재부는 올해는 편성된 예산을 쓰지 않는 불용과 세계잉여금, 기금 재원을 활용해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윤식 기자 /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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