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응원 받은 황중곤, 빌린 퍼터로 버디쇼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2023. 10. 1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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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챔피언십 1라운드
보기 없이 버디 6개 낚아채
롱 퍼터로 퍼트 고민 해결
"10년 쓴 것 같은 편안함"
AG 금메달리스트들도 선전
황중곤이 12일 열린 제네시스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롱퍼터로 퍼팅을 하고 있다. KPGA

이번에는 현태 아빠다. 총상금 15억원에 우승상금 3억원이 걸려 있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 첫날 황중곤이 버디쇼를 펼치며 또 한 명의 아빠·엄마 골퍼 챔피언이 될 기회를 잡았다.

황중곤은 12일 인천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쳤다.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낚아챈 황중곤은 임성재, 허인회와 함께 공동 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9월 첫아이가 태어난 황중곤은 이번 대회를 그 어느 때보다 비장한 각오로 준비했다. 최근 코리안투어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우승을 차지한 함정우, 박주영, 허인회 등처럼 아이와 함께 우승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서다.

첫 단추는 완벽하게 끼웠다. 10번홀에서 이날 경기를 시작한 황중곤은 전반에 4언더파를 몰아쳤다. 후반에도 빈틈없이 완벽한 플레이를 펼쳤다. 황중곤은 2번홀과 8번홀에서 1타씩 줄이며 6언더파를 완성했다.

황중곤은 올해 LX 챔피언십 준우승과 우리금융 챔피언십 공동 3위 등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지만 말 못할 고민이 하나 있었다. 그린 위에서의 퍼트 난조다. 그린 적중률이 75.63%에 달하는 날카로운 아이언샷을 앞세워 수많은 버디 기회를 잡았지만 마무리에서 아쉬움을 보이며 만족스러운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 첫날에는 이전과 완전히 달라진 퍼트 실력을 선보였다. 퍼트 성공률이 크게 높아진 비결은 롱 퍼터에 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지난 9일 코리안투어 동료 박정민의 롱 퍼터를 우연히 쳐본 그는 오래 사용한 퍼터와 같은 편안함을 느껴 캐디백에 넣었다. 황중곤은 "롱 퍼터를 사용한 첫 번째 대회인데 10년 사용한 것처럼 편안하다. 스트로크와 거리감 등이 모두 완벽하다"며 "가장 만족스러운 건 어이없는 퍼트가 나오지 않는 것이다. 어떤 거리에서 퍼트를 해도 홀 주변에 모이는 만큼 마음 편하게 경기를 하고 있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황중곤에게 엄청난 힘을 준 특별한 존재도 있다. 아들 황현태 군이다. 현장을 찾아 아빠를 응원한 황현태 군은 황중곤이 경기를 마치고 나오자 환한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황중곤은 "아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 6언더파라는 만족스러운 성적을 내 기쁘다"며 "아빠가 된 뒤 이전에 몰랐던 여러 감정을 느끼고 있다. 확실히 책임감이 생긴 것 같다. 아빠가 우승했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열심히 쳐보겠다"고 강조했다.

황중곤의 경기를 보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넘어온 일본 팬들도 큰 힘이 됐다. 황중곤은 "누군가에게 응원을 받는 것처럼 기분 좋은 일이 없다. 한국에 따로 시간을 내 와준 만큼 정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중곤은 지난달 LX 챔피언십에서 아쉽게 놓친 우승의 한을 풀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그는 "평소 같으면 둘째 날까지는 컷 통과를 목표로 한 뒤 주말에 승부를 보는 전략을 택했겠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며 "첫날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게 오랜만이라 그런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우승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만 생각하며 한 걸음씩 나아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골프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합작한 임성재와 조우영, 장유빈도 선전했다. 6언더파 66타를 친 임성재는 황중곤과 함께 공동 선두에 자리했다. 2019년 대회에 이어 다시 한번 우승을 노리는 임성재는 "몇 번의 퍼트 실수가 아쉬운 건 사실이지만 첫날 6타를 줄여 만족한다"며 "현재 드라이버와 아이언 샷감이 정말 좋다. 상승세를 이어 우승까지 노려보겠다"고 말했다. 조우영은 4언더파 68타로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렸고 장유빈은 3언더파 69타 공동 16위로 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인천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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