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반등 조짐에도 '곱버스' 지른 개미들
외국인과 엇갈린 투자 행보
미국발(發) 훈풍에 힘입어 연이틀 국내 증시가 오른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는 '하락'에 베팅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개미들은 코스피가 떨어지면 수익이 나는 이른바 '곱버스'를 매수하고 있는 반면 외국인은 순매도에 집중하면서 엇갈린 전망을 하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가 반등한 지난 11일 KODEX 200선물인버스2X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들인 투자자는 개인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하루 동안 외국인이 100억원, 기관이 95억원을 팔아치운 가운데 개인은 248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날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의 거래대금은 3770억원으로 ETF 거래대금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가 얼어붙었던 추석 연휴 직후부터 '곱버스' 상품을 매도하다가 코스피 반등 전날인 10일부터는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시장 방향성에 역행하는 행보를 택했다.
개인과 외국인 간 어긋난 선택은 주가가 상승하면 수익률이 높아지는 레버리지 투자에서도 드러났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11일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ETF를 417억원어치 순매도했으나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6억원, 35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개인은 중동발 전쟁으로 변동성 우려가 대두되면서 인버스 ETF 비중을 늘리고 레버리지 ETF를 줄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충돌이 일어나기 전인 지난 4일부터 6일까지는 '곱버스' 순매도를 이어가다가 10일부터 순매수로 방향을 틀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의 예측과는 다르게 중동의 불안정한 정세 속에서도 최근 국제유가는 하락세로 돌아섰고 금리는 떨어지고 있다.
개미들이 '하락'에 베팅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내년도 증시를 긍정적으로 내다보며 시장 역행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했다.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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