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여전히 강력한 우승 후보…이적 특혜 받은 페퍼저축은행은 다크호스[스경X현장]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23-2024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에서 참석 감독들이 우승 트로피에 손을 얹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 차상현 GS칼텍스 감독, 고희진 정관장 감독, 조 트린지 페퍼저축은행 감독,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 연합뉴스

지난 2022~2023시즌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뒤 챔피언결정전에서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친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이 이번 시즌 우승 후보로 꼽혔다.

12일 서울 강남구 청담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2023~2024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에서 7개 구단 중 5개 팀이 ‘챔프전에 나갈 것 같은 팀’으로 흥국생명을 지목했다. ‘자기 팀을 제외하고 챔프전에서 만날 것 같은 2개 팀’을 꼽아달라는 질문이 나왔고 흥국생명의 이름이 가장 많이 거론됐다. 흥국생명을 제외하면 6개 팀 중 한 팀을 제외하고 모두 같은 의견에 표를 던진 것이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전력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김연경이 자유계약선수(FA)를 선언한 뒤에도 잔류했다. 여기에 FA 자격을 얻은 김수지가 IBK기업은행에서 흥국생명으로 돌아오면서 전력에 보강이 됐다. 지난 시즌 팀의 돌풍에 힘을 보탰던 외국인 선수 옐레나도 이번 시즌에도 흥국생명에서 함께한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우리 팀을 적은게 당연하다. 좋은 선수들이 있어서 끝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시즌 중에도 많은 모습을 보여드리면 좋을 것 같다”고 바람을 표했다.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흥국생명은 어느 팀보다 짜임새있는 팀이 아닐까싶다”라며 “김수지까지 갔기 때문에 완벽하게 퍼즐이 짜져있는 것 같다”고 평했다.

이밖에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흥국생명에 2패 뒤 3연승 ‘리버스 스윕’으로 극적인 역전 우승을 따낸 한국도로공사는 3표를 얻었다. IBK기업은행의 챔프전 진출을 예상한 구단도 2개나 됐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유일하게 흥국생명 대신 IBK기업은행과 정관장 두 팀을 적어냈다. 차 감독은 옆자리에 앉은 고 감독을 바라보며 “고희진 감독 기분 좀 좋아지라고 정관장을 썼다. 기업은행은 멤버 구성이 좋고 세계적인 세터가 왔다”고 답해 고 감독을 웃게 만들었다.

2년 연속 최하위에 그친 페퍼저축은행도 이 질문에서는 1표를 얻었다. 또한 외부 영입으로 가장 수혜를 입은 팀으로 거론돼 올 시즌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페퍼저축은행은 조 트린지 감독을 선임하고, 박정아와 채선아 그리고 이고은까지 데려왔다.

박정아는 “이적해 온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우리 팀을 적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박정아와 한 팀에서 뛰었던 배유나는 “(타 팀 선수로 마주하는)상황이 어색하긴 한데,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코트 안에서는 프로 선수의 마인드로 박정아 선수의 공격을 잘 차단하겠다”라며 “조심하라”며 선전포기를 하고 있다.

조 트린지 감독은 “전체적인 시스템, 리시브나 공격, 수비, 블로킹 등에서 변화를 줬다”라며 각오를 드러냈다.

이날은 외국인 선수, 아시아쿼터 선수들도 자리해 새 시즌을 앞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IBK기업은행 아베크롬비는 ‘셀프 어필’을 해달라는 질문에 ‘Bring it’이라는 단어로 표현한 뒤 “팀도 나도 잘 준비했기 때문에 잘 도전해보자라는 말을 생각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GS칼텍스 유니폼을 입은 실바는 “승부욕이 강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며 “공격적이고 강한 모습으로 매 경기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반야 부키리치는 “역대 최고가 되고 싶다”고 야망을 드러냈다.

최근까지 태국 국가대표팀으로 합을 맞추다가 이제 각 팀으로 뿔뿔이 흩어진 한국도로공사 타나차, 현대건설 위파위, IBK기업은행 폰푼 등은 “함께 했지만 경기장 안에서는 경쟁하고, 경기장 밖에서는 잘 지내보자”라며 우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