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다시 반도체의 시간이 온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내년부터 상승세에 접어들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 2월 이후 6개월째 전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액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반도체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제조 업체들의 적자폭도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다만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반도체 수요도 예상만큼 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는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 8월 한 달간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이 440억달러(약 59조2000억원)로 전월 대비 1.9% 늘어났다고 12일 밝혔다. 글로벌 반도체 매출액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10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었다. 증가 폭이 크진 않지만 꾸준히 반도체 수요가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다.
글로벌 반도체 매출 규모는 올해 3월과 4월에 각각 전월 대비 0.3%, 5월과 6월은 각각 1.7% 증가한 데 이어 7월에는 2.3%가 늘었다. 존 뉴퍼(John Neuffer) 사장은 "수요 회복속도는 느리지만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SIA는 올해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차츰 반도체 매출 규모가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퍼 사장은 "낙관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SIA에 따르면 지난 8월 지역별 매출액 증가폭은 미주가 4.6%로 가장 컸다. 이후 중국(2.0%)과 한국 등 아시아 태평양·기타(1.2%)가 뒤를 이었다. 반면 일본(-0.4%)과 유럽(-1.1%)은 감소했다. 전달에도 미주(6.3%)와 중국(2.6%)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다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이 회복되고, 점차 낙수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 회복과 맞물려 국내 업체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삼성전자 DS(반도체) 사업부문 영업손실이 3조원 가량으로 올해 1·2분기와 비교해 1조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 DS부문 영업손실 규모는 지난 1분기 4조5800억원, 2분기 4조3600억원이다. 디스플레이(SDC) 등 다른 사업부 매출이 늘면서 전체 영업이익이 2조4000억원으로 '조단위'를 회복했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6일 3분기 영업실적을 발표한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도 적자 폭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HBM(고대역폭메모리)를 중심으로 매출이 늘면서 D램 사업부 흑자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SK하이닉스 3분기 영업손실 컨센서스(전망치)는 1조6608억원이다. 6개월 전 영업손실 컨센서스 2조3000억원보다 큰 폭으로 줄어든 수치다.
삼성·SK가 감산에 나서면서 D램 가격도 상승전환 됐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범용제품(DDR4 8기가비트) 가격은 지난 6일 기준 1.518달러로 연중 최저가 1.448달러와 비교해 4.83% 상승했다. 산제이 메로트라 미국 마이크론 최고경영자는 최근 실적발표에서 "메모리 가격이 바닥을 쳤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는 올해까지 재고 소진이 빠르게 이뤄지고, 내년부터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AI와 전장(차량용 전자장비)를 중심으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2분기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D램, 낸드 플래시 재고가 지난 5월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을 기록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경기 침체로 서버와 ICT(정보통신) 등 전방 산업의 회복이 예상보다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내년 2분기 이후나 하반기를 넘어서야 회복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의 적자폭이 줄어들 긴 했어도, 당분간은 위기상황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윤 기자 mt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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