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생산비↑ 불구 농업소득↓…농민단체 "생산비 지원해야"
이미 충남 공주시 제정에 이어 경북·충남도도 농자재 지원 주민조례청구 시작
전남 영암에서 비닐하우스 멜론 농사를 짓는 권혁주(51) 씨는 야간에 비닐하우스 난방용 보일러를 가동해야 하는 상황에서 급등하는 기름값과 전기료로 인해 울상을 짓고 있다.
권 씨는 멜론 값은 찔끔 오랐지만, 생산비는 폭등하면서 농가소득이 뒷걸음쳐 멜론 농사를 포기해야 할지 고민스럽다며 막막다.
이처럼 해마다 전남 도내 농업생산비는 증가하지만, 농업 소득은 감소해 비룟값 등 영농에 필요한 생산비 지원이 제도적으로 필요하다는 지적이 농민단체에서 제기됐다.
전국농민회 광주전남총연맹에 따르면 올해 초 잠시 내려가던 기름값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중동 무력 충돌까지 겹쳐 또다시 급등해 경유 1리터당 1,700원을 넘어섰다.
여기다 전기요금도 현 정부 들어 한전의 누적 적자 해소 차원에서 네 차례나 올리면서 농사용 전기요금이 지난해와 같은 양을 쓰고도 올해 두 배에 달하는 요금을 납부해 비닐하우스 농가들이 곡소리를 내고 있다.
비값도 요소비료 20kg 한 포대당 지난해 1만 원 하던 것이 올해 들어 28,000까지 올라 정부가 비값 인상분 80% 보조 정책을 시행했지만, 내년에부터는 이를 없애기로 해 비료 1포대당 3만 원 시대를 앞두고 있다.
그럼에도 농산물 가격에는 원가인 생산비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으면서 농업 생산비는 오르는 데 농산물 값은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며 농민들이 시름에 잠겼다.
실제로 통계청의 '2022년산 논벼 생산비 조사'에 따르면 전남 도내 10a당 2022년 논벼(쌀) 생산비는 비료비·농약비 등이 증가하며 82만여 원으로, 전년 대비 4만 원(6%) 증가했다. 반면 10a당 논벼(쌀) 총수입은 105만여 원으로 전년 대비 17만여 원(13%)이 감소했다.
하지만 정부는 2024년 농업 예산안에 농산물 수입예산 400억 증액을 하면서도 비값 1천억 전액 삭감과 농산물 가격 안정 지금 900억 원을 삭감해 거꾸로 가는 농업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농민단체는 생산비에 대한 제도적 지원책이 시급하다고 보고 12일 전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체 농자재 지원 대책 마련과 전남 필수 농자재 지원 조례 제정에 나서달라고 전라남도 및 도의회에 촉구했다.
이미 필수 농자재를 지자체서 지원하는 조례 제정과 관련해 경북과 충남에서는 주민조례청구를 시작했고 전북에서는 농민단체와 전문가, 도의원이 함께 만든 조례가 완성단계에 있다.
공주시 조례안에는 공주지역 농민들은 필수 농자재 가격이 폭등한 2022년도 직전 3개년의 농자재 평균 가격과 비해 인상된 가격의 50%를 지원받되 농가당 지원액은 최대 1백만 원까지로 규정하고 있다.
경북도 조례안은 농업경영체 등록 농가에 비료와 비닐 등 필수 농자재 구입비로 농지면적이나 품목 제한 없이 연간 60만 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도록 했고 전북도 조례안은 지원 대상 농자재 가격이 최근 5년 동안 최고·최저 가격을 제외한 평균 가격의 5% 이상 오를 때 필수농자재 지원 심의위원회가 지원 대상자, 지원 품목 등 관련사항을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남도의회 오미화 의원(진보당/영광 2)은 "충남 공주시에서 '농자재 지원 조례'를 제정고 경북도와 전북도에서 추진하고 있어 이를 기반으로 토론회 등을 거쳐 올해 안에 관련 조례를 대표 발의한 후 예산이 수반되는 만큼 집행부와 협의해 가능하면 내년부터 필수 농자재에 대한 농가 지원이 이뤄지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수미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부소장은 "필수 농자재 지원 조례는 농가의 생산비 부담을 덜어주는 실효성 있는 지원책"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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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CBS 김형로 기자 khn502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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